지난해 11월부터 외국인들이 2조~3조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한 데 비해 이달에는 순매도 규모가 1000억원대로 대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순매수 전환으로의 기대는 시기상조라고 전망했다.
21일 기준 이달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는 1502억원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지난해 10월 7202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이후 11월 1조9309억원, 12월 3조4250억원, 올해 1월 2조9661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0거래일 중 5거래일(25%)에서만 순매수를 했지만, 이달에는 12거래일 동안 7거래일(58.3%) 순매수 했다. 또한 최근 5거래일 중 4거래일이 순매수였으며, 규모도 2000억원에 달했다. 반면에 개인 투자자는 1월 1조1518억원 순매수에서 이달 1조7412억원 순매도로 전환됐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기존 2조~3조원 규모에서 이달 1500억원대로 급감했다. 사진/뉴스1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 순매도 감소 추세는 오래 지속되기 어려우며, 순매수 전환을 예상할 단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많이 낮아지면서 외국인 매도 규모가 감소했다”며 “국내 증시보다 일본이나 중국 등 글로벌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점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등과 국제유가 안정세가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이 국내 증시의 상황이 좋아서 매수에 나선 것은 아니다”라며 “이들에게는 원달러 환율이 민감한 사안이었으며, 유가하락이 진정되면서 중동계 자금 이탈도 완화됐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말 1140원 선에서 이달 19일 1234.4원까지 상승해 5년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유(WTI)도 지속적인 하락세로 배럴 당 30달러가 깨진 후 이달 11일 26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29~30달러 선까지 회복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국제유가가 안정되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만 팀장은 “현재 북한리스크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해 미국과 중국까지 포함되면서 긴장감이 언제 어떻게 고조될지 예상하기 힘들다”고 언급했다.
이재훈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감소하고 있지만 이것이 오래 지속되거나 매수세로 전환되기는 어렵다”면서도 “내달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유럽중앙은행(ECB),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등이 개최되는데, 그 결과에 따라 외국인 순매수의 모멘텀이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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