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황기철 무죄 판결 불복 '상고'
"허위공문서작성죄 고의 명백히 인정"
2016-02-24 16:47:48 2016-02-24 16:47:48
통영함 장비 납품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황기철(59) 전 해군참모총장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받은 것에 대해 검찰이 상고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24일 "항소심 판결은 무기구매절차의 기본적인 내용에 관한 법령이나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심각한 법리오해가 있다고 판단돼 상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도입하는 무기를 정해진 시기에 전력화하는 데 절대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되므로 무기는 반드시 사전에 객관적 자료에 의해 성능이 확인돼야 구매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며 "이는 방위사업 관련 규정과 방위사업청에서 작성한 제안요청서 등에 명시된 가장 기본적인 절차"라고 주장했다.
 
또 "항소심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추후 납품 단계에서 성능입증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업체의 말만 믿고 황 전 총장 등이 성능입증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충족'으로 처리해 기종을 결정한 것이므로 명백히 허위공문서작성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종 결정 전까지 '조건부 충족'의 조건이 해소되지 않으면 당연히 '미충족'이 되는 것이므로 '조건부 충족'은 '충족'과 엄연히 다르다"며 "황 전 총장 등이 '조건부 충족'을 넓은 의미의 충족으로 봤을 수 있다는 판단은 심각한 절차 오인"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현재까지도 통영함이 전력화되지 못함으로써 국방에 중대한 공백이 초래되고 있는 등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중대 비리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상고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전 총장은 지난 2009년 1월부터 12월까지 통영함에 탑재할 선체고정음파탐지기 구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H사가 성능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음에도 서류를 조작해 구매를 진행한 혐의로 지난해 4월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이승련)는 이날 "통영함 탑재 음파탐지기 사업 추진 과정에서 허위로 기종 결정안 작성을 지시하거나 문서 작성 자체에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황 전 총장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황 전 총장과 함께 기소된 방위사업청 전 사업팀장 오모(58) 전 대령에게도 무죄를 선고했으며, 김모(63) 전 대령에게는 징역 4년에 추징금 4억8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최모(48) 전 중령은 장비 납품 과정에서 1억원 상당의 뇌물 혐의가 추가로 유죄로 인정돼 원심보다 벌금액과 추징액이 늘어 징역 7년에 벌금 1억7000만원, 추징금 1억6127만원을 선고받았다.
 
통영함 납품 비리 사건으로 구속 기소됐다가 1심에서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은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동 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끝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