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소속의원 10명이 24일 당으로부터 평가 성적이 낮은 하위 20%(컷오프)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들 의원들은 오는 4·13 총선에서 공천을 받을 수 없는 위기에 놓였다.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는 24일 오후 하위 20%에 속한 의원들을 대상으로 개별통보를 실시했다. 지역구 의원 중에서는 문 의원(5선)을 비롯해 4선의 신계륜 의원, 3선의 노영민·유인태 의원, 초선인 송호창·전정희 의원이 포함됐다. 비례대표 중에서는 김현·백군기·임수경·홍의락 의원이 컷오프 문턱을 넘지 못했다.
통보받은 의원 중 유인태 의원은 “평소 삶에서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이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해왔지만 당이 어려운 일을 겪다 보니 미뤄왔던 것이 오늘에 이른 것 같다. 다 저의 부족한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공관위 결정에 따른다는 뜻을 보였다.
그러나 김현 의원은 “당의 결정을 존중하나 이의신청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전정희 의원도 당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으며 나머지 의원들도 입장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컷오프 통보를 받은 의원들은 48시간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 총선에서 더민주의 공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날 더민주의 결정에 대해 국민의당 김정현 대변인은 “억지로 짜맞춘 느낌”이라며 “이런 식의 평가와 잘라내기가 우리 정당정치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문희상 의원을 두고 “19대 국회에서 두 번이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의 위기상황 극복에 헌신한 인물을 배제시킨 것은 예의도, 정치도의도 땅에 떨어진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혹평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스마트폰으로 1차 공천 탈락자 명단을 보고 있다. 여기에는 '유인태, 문희상, 신계륜, 노영민, 송호창, 전정희, 김현, 백군기, 홍의락, 임수경 확정' 이라고 적혀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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