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의 LNG공장( FLNG·Floating LNG·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설비)이 세계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지난 4일 거제도 옥포조선소에서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Petronas)사가 지난 2012년 6월 발주한 FLNG에 대한 명명식을 개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4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Petronas)사가 지난 2012년 6월 발주한 FLNG에 대한 명명식을 개최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PFLNG 사투(PFLNG SATU)'로 명명된 이 페트로나스 FLNG는 세계 최초로 건조됐다. 이 설비는 심해에 묻힌 액화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정제하고 액화, 저장과 하역까지 자체 처리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발주 당시 조선업계의 이목을 끌었던 최첨단 장비다.
기존의 고정식 해양 채굴 설비는 생산한 가스를 장거리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육상으로 보낸 뒤 별도의 육상시설에서 액화 및 저장 단계를 거쳐야 했다. 이 설비는 해상에서 LNG를 바로 하역할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운반 절차가 간편하고, 이동이 가능해 다른 가스전으로 이동해 LNG를 생산할 수 있다.
공간 제약이 비교적 덜한 육상 플랜트에 비해 이 FLNG는 바다 위의 한정된 공간에 LNG 생산 및 저장 설비를 조밀하고 집적도 있게 설계하는 것이 관건이다. 처음으로 시도하는 설비인만큼 인도 시기가 지난해 3분기에서 다음달로 지연됐다.
이 FLNG의 기본설계는 테크닙사가 맡았고, 상세설계는 대우조선이 맡았다. 길이 365m 폭은 60m 규모다. 고개를 180도 돌려야 끝을 볼 수 있을 만큼 길다. 면적은 축구장 3.6배에 달한다. 설비의 앞쪽에는 가스를 태워보내는 128m높이의 플레어 타워(Flare Tower)가 자리했다. 선체(Hull) 부분 위로 6개의 메인 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중앙 통제 시스템을 비롯해 기술자들을 위한 수영장과 영화관 등 여러 편의시설을 갖췄다.
이 설비를 다 둘러보는데 하루가 꼬박 걸릴 정도로 웅장하고 섬세한 LNG 설비들이 빽빽하게 자리했다. FLNG 상부에 설치된 LNG 생산구조물은 무게만 4만6000톤에 달한다. 선체(Hull) 부분에는 최대 18만㎥의 액화천연가스와 2만㎥의 컨덴세이트(가스전에서 나오는 원유)를 저장할 수 있다.
페트로나스 FLNG는 다음달 19일 선주 측에 최종 인도된다. 인도 후에는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주 북서부 해역에 위치한 카노윗 유전에 투입돼 연간 최대 120만 톤에 달하는 액화천연가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명명식에 참석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FLNG는 해상에서 생산, 액화, 정제, 저장 및 하역 등 모든 것을 한 곳에 모아둔 올인원(All in One)콘셉트의 설비"라며 "FLNG는 기존의 게임을 바꾸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열린 명명식에는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페트로나스사의 완 즐키플리 완 아리핀(Datuk Wan Zulkiflee Wan Ariffin) 회장을 비롯한 내외귀빈 100명이 참석했다. 완 아리핀 회장의 부인 아주라 아흐마드 타주딘(Azura Ahmad Tajuddin) 여사가 대모역할을 맡았다.
거제=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