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 출시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금융지주 만의 전유물이란 지적이 나온다. 비금융지주사의 저축은행 상품이 ISA 예적금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이유에서다.
일반 저축은행들은 지주사를 둔 저축은행들만 ISA 덕을 보게 됐다며, 금융위원회가 지주사에 편향된 정책을 단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우리은행을 제외한 시중 은행들은 각자의 지주사에 있는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을 맞교환하는 식으로 ISA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에서 불공정경쟁을 이유로 자행 예금 상품 편입을 금지한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조치에 우리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은 부랴부랴 계열 저축은행 상품을 편입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 은행권은 출시일에는 어려워도 출시 후 ISA 포트폴리오에 타 금융지주 저축은행 상품을 담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저축은행과 신한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 NH저축은행 등 금융지주사를 둔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이 시중은행 ISA 포트폴리오에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가 자사 은행 예적금 상품을 ISA에 넣지 못하게 한 데 따른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한 은행을 찾은 시민들이 관련창구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문제는 이 과정에서 비금융지주 저축은행들이 소외됐다는 점이다.
한 비금융지주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상품을 지주계열 은행이 판매해주겠다는 거 아니냐"라며 "가령 KB저축은행은 전국에 1000개가 넘는 국민은행 지점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인데, 금융 편의를 높이겠다는 당국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상황이 비금융지주 저축은행에 너무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하소연 했다.
그나마 금융지주사가 없는 우리은행이 일반 저축은행과 손잡고 ISA 예적금을 꾸릴 예정이나, 이마저도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문제라는 지적이다.
우리은행과 저축은행중앙회가 지난 1월 연계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계기로 비금융지주 저축은행들이 ISA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은행으로부터 아무런 지침도 내려오지 않아 ISA 상품 출시와 관련해 저축은행들은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연계해 ISA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나, 아직까지 우리은행과 세부적인 협의가 진행되거나 지침이 내려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