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이세돌 9단과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의 '세기의 대결'로 AI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우리나라의 AI 국제특허 수가 미국의 5%에 불과하는 등 관련 기술 기반과 시장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미래 성장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는 AI 산업을 키우고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려면 공공부문의 선도적인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5일 발간한 'AI시대, 한국의 현주소는?' 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AI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약 1270억달러에서 오는 2017년 약 1650억달러로 연평균 14%의 고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인공지능 관련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규모도 지난 2010년 4500만달러에서 2015년 3억100만달러로 급증했다. 투자 건수도 6건에서 54건으로 대폭 늘었다.
반면에 국내 AI 시장 규모는 2013년 3조6000억원에서 2017년 6조4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기술(IT) 기업을 필두로 일부 대기업이 인공지능 산업 투자 및 연구를 추진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는 인터넷과 게임 등 특정 사업에 한정돼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의 AI 관련 특허 수는 306건으로 전체의 3%에 불과하다. 미국의 20분의1, 일본의 10분의1 수준에 그친다. 한국의 AI 관련 소프트웨어(SW) 기술 수준도 최고기술 대비 75%이며 AI 응용 SW 기술도 74% 수준에 그친다.
정부의 투자 규모도 선진국과 비교하면 미흡하다. 최근 한국 정부는 AI 산업 육성 정책을 수립하고 앞으로 매년 38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AI 산업에 매년 3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일본도 올해부터 매년 1000억엔을 투자하고 있다.
국내 민간 부문의 AI 산업 기반 역시 부족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AI 관련 기업은 24~26개로 추정되며, 이는 세계 AI 관련 스타트업 수와 비교할 때 2.5~6.7%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고 AI 시장에 조기 진입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산업 기반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방과 공유의 패러다임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는 한편, 공공부문의 선도적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인공지능 관련 국가 연구개발 사업 및 산학연 협력 연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지능형 교통제어시스템, 공공데이터 개방 확대 등 인공지능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공공부문의 지원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간부문의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기업 투자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조업 부문의 인공지능 기술 융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세제 및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서비스업 분야의 인공지능 활용이 촉진될 수 있도록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또 장 연구위원은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고, 인공지능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및 인재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현대경제연구원이 15일 발간한 'AI시대, 한국의 현주소는?' 보고서를 펴내고 우리나라의 AI 국제특허 수가 미국의 5%에 불과하는 등 관련 기술 기반과 시장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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