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의약품 비중 급락
30%서 17%로 떨어져…R&D 비중도 1% 불과
2016-03-21 06:00:00 2016-03-21 0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광동제약(009290)이 소모성자재 구매대행사업(MRO)에 뛰어들면서 외형이 크게 늘었다. 제약업계 순위가 7위에서 4위로 껑충 뛰어올랐지만 전체 매출에서 의약품 부문 비중은 오히려 20% 밑으로 하락해 제약사 정체성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 DART에 따르면 연결기준 광동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9550억원으로 전년(약 5220억원)비 83% 성장했다.
 
매출이 두배가량 급증한 이유는 지난해 5000억원 규모의 MRO 업체인 코리아이플랫폼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코리아이플랫폼의 2분기 이후 매출 3800억원가량이 광동제약 영업실적에 반영됐다.
 
같은 기간 '비타500'과 '삼다수' 등 식품(음료) 부문 매출은 약 407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의약품 부문 매출액은 약 165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각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식품과 MRO가 각각 43%, 40%였으며, 의약품은 17%에 불과했다.
 
광동제약은 1963년 설립돼 전통적으로 제약업을 근간으로 뒀지만 2001년 히트상품 '비타500을 출시한 이후 의약품보다 식품 비중이 점점 확대됐다. 2001년만 해도 식품 비중은 6%에 불과했고, 의약품이 90% 이상 차지했다. 2006년 '옥수수수염차'를 발매하고, 2012년 '삼다수' 유통까지 맡으면서 의약품과 식품 매출이 역전됐다. 2014년에는 전체 매출에서 식품과 의약품 비중이 7:3을 보였다.
 
광동제약이 사업다각화를 진행하면서 오히려 의약품 사업의 외도가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음료와 의약품의 균형적인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게 광동제약의 공식 입장이다. 실제, GSK로부터 백신 일부 품목을 도입하고 백신사업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테라퓨틱스의 비만치료제 '콘트라브' 국내 공급계약을 지난해 체결했다.
 
하지만 이는 외산약을 100원에 팔면 20~30원 정도 돈을 남기는 단순 유통에 불과하다. 업계 5위 안에 드는 광동제약이 업계 최저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사용하고 있어 의약품 사업을 키울 의지가 없다는 시각이다. 올해 1~3분기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는 48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에 불과하다. 48억원 중에서 60%인 35억원이 연구원 135명에 대한 인건비다. 의약품 연구개발에 거의 투자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은 기술집약적인 산업이어서 제약사라는 간판을 이용하면 건기식과 음료 사업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며 "광동제약이 제약사 간판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광동제약이 소모성자재 구매대행사업 업체(MRO)인 코리아이플랫폼을 인수하면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비 두배가량 증가했다. 식품과 MRO 등 비주류 의약품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까지 늘었다. 반면 의약품 사업은 20% 밑으로 떨어져 제약사 정체성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2월 코리아이플랫폼 인수 주식매매계약 체결 장면.(사진제공=광동제약)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