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은행권에서 금융거래 수수료 인상 분위기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국민은행(
KB금융(105560))의 경우 송금 수수료 등을 인상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하고 시기와 인상금액 조율만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으며 KEB하나은행(
하나금융지주(086790))도 수수료 인상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들은 최근 순이자마진(NIM) 축소에 따른 수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방안으로 금융거래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씨티은행과 신한은행(
신한지주(055550)) 등 경쟁은행의 최근 수수료 인상도 은행권 수수료 인상에 불을 지피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송금 수수료 인상하기로 사실상 결정했다. 현재 국민은행은 100만원 이하를 타행으로 송금할 때 15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이는 신한, 우리, 하나, 농협, 씨티, SC은행 등이 2000원의 수수료를 받는 것보다 적은 액수이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도 최근 내부에서 수수료 인상과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된 저금리 기조로 NIM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KEB하나은행은 수수료 인상에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논의가 진전된 것은 없다"며 "예민한 부분이다보니 쉽게 올리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들의 NIM은 1.58%을 기록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급격히 하락했다. 이 기간 국내은행의 당기순익은 3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6% 감소했다.
여기에 씨티은행과 신한은행이 수수료를 인상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11월 창구에서 타행으로 10만원 이하 금액 송금 시 10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달부터는 국제현금카드 발급 수수료도 인상했다. 기존에는 해당 카드를 발급받을 때 인터넷 무방문 신청서비스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면제했지만 이제는 2만50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부터 영업점 창구에서 100만원 이하 금액을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때 부과하는 수수료를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렸다. 현금입출금기(ATM)에서 은행영업시간내 10만원 초과 금액을 송금할 때 수수료도 8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했다.
은행권 수장들은 수수료를 포함한 비이자수익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올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은행이 경제 혈류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일정수준 이상 자산이 증가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며 "수수료 수익이 전체 수익의 10%가 안되는데 과연 적정한 수준인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도 지난 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비이자이익 확대를 향후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 최근 해외진출과 핀테크가 뜨고 있지만 사실 이 둘은 수익성 강화라기 보다는 은행의 미래먹거리 개척을 위한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은행의 순익 증가를 위해서는 수수료 인상 등 비이자이익이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대다수 은행들이 수수료 인상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송금 수수료 등은 고객의 체감이 높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인상할 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비이자이익 강화를 위해 수수료 인상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 시내 현금자동입출금기 모습.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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