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도 곧 꽃이 필 겁니다"
'개성공단 도움 바자회' 성황…방문객 2만명 몰려
2016-04-03 16:19:33 2016-04-03 16:58:43
[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국내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품보다 품질도 좋고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해서 놀랐어요."(남기숙·72). "제품을 구경하시는 손님들이 왜 이렇게 가격이 싸냐고 계속 물어보셔요. 정말로 개성공단에서 만든 게 맞느냐고 궁금해 하시기도 하고요."(김예림·23, 개성입주기업 성화물산 직원)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개성공단 도움 바자회'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기꺼이 지갑을 열며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 돕기 일환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서울시가 마련하고 개성공단 입주기업 14곳이 참여했다. 행사 이틀째인 지난 2일까지 방문한 시민은 서울시 추산 2만명, 구매자는 7000명에 달한다.
 
기업들은 공단 폐쇄로 연일 악화되고 있는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제품을 시중가보다 50~80% 싼 가격에 내놓았다. 여성 팬티 3장에 5000원, 남성 양복바지가 2만5000원, 등산복 상의 1만원 등이다. 가격도 저렴했지만 바자회를 찾은 시민 대부분은 품질에도 큰 만족을 보였다. 옷감의 질이나 디자인, 바느질까지 모두 훌륭하다는 반응이다.
 
서울 당산동에 사는 이영희(64)씨는 "바자회를 한다는 뉴스를 보고 구경이나 해볼까 왔는데 품질이 너무 좋아 양복바지 1벌, 등산복 1벌, 스웨터 2벌이나 샀다"며 "탈의실이 없어서 옷을 직접 입어보지 못해서 아쉽지만, 제품이 좋아 흡족하다"고 말했다. 전자락도어나 손목시계도 인기가 높았다.
 
바자회 한쪽에는 이날 바자회를 찾은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가 붙여진 가판이 세워졌다. 방문객들은 '개성에도 곧 벚꽃이 활짝 필 거예요', '어떠한 힘든 역경에 부딪히더라도 포기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평화의 상징입니다' 등의 메세지를 남겨 공단 입주기업을 한 마음으로 응원했다.
 
이날 바자회에 참여한 입주기업들은 첫째 날과 둘째 날 이틀 동안 총 1억5000만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시는 행사 이후에도 서울 상공회의소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제품 판매를 계속해서 지원할 계획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도 이번 바자회를 계기로 활로를 찾기를 기대했다. 김진조(44) 개성공단상회협동조합 부장은 "눈물을 머금고 제품을 판매한다"며 "그나마 바자회에서 판매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비록 개성공단에서 만든 제품이지만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자부심이 있다"며 "시민들의 격려와 서울시 지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고마워 했다.
 
지난 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개성공단 제품 박람회'을 찾은 많은 시민들이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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