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의 '파괴적 혁신' 핀테크, 규제 풀고 지원 강화해야"
한국, 법·제도적 장벽 높아…"금융서비스 규제 완화 논의, 정부 역할 중요"
2016-04-05 15:18:58 2016-04-05 15:19:31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금융업의 '파괴적 혁신' 핀테크(Fintech)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금융산업의 규제로 인해 핀테크 산업이 지체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뛰어난 모바일 환경과 기술력으로 핀테크 산업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금융서비스 규제를 완화하고, 핀테크 활성화의 핵심인 보안 강화를 위해 기술적,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5일 발간한 '핀테크의 부상과 금융업의 변화'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핀테크 시장은 연평균 26.1%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IT 융합형 신기술 또는 신산업을 의미한다.
 
핀테크 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 규모는 지난 2008년 9억3000만달러에서 2013년 29억7000만달러로 5년 동안 급속한 성장이 이뤄졌다. 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의 금융 스타트업 업체 수도 2014년 1월 2곳에서 2016년 2월 16곳으로 급증했다. 미국 애플사의 '애플페이', 중국의 알리바바가 구축한 '알리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자금융이 기존 금융시스템을 발전시켜 온 '지속적 혁신'의 성격을 가지는 반면, 핀테크는 기존 금융업 가치사슬을 뒤바꾸는 '파괴적 혁신'의 속성을 지녔다"면서 "핀테크 스타트업은 자금중개, 지급결제 등 다양한 형태의 금융업에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스마트폰 등 모바일 환경과 기술력으로 핀테크 산업이 발달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금융산업의 규제로 인해 핀테크 산업 발전이 지체돼 왔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장 연구위원은 "금융시장의 낮은 자율성, 금융당국의 높은 관리·감독 수준, 사전 보안성 심의 등 국내 금융서비스 규제 환경이 혁신 활동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핀테크 산업의 성장에 주목, 그나마 정부 지원 등이 늘어나면서 민간 영역에서도 다양한 핀테크 사업자들이 등장해 초기 성장기에 진입한 모습이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IT·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전자금융 패러다임 전환, 오프라인 위주의 금융제도 개편, 핀테크 산업 성장 지원 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지급결제 부문에서도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등 다양한 사업자들이 핀테크 서비스를 도입하며 초기 시장을 형성했고 금융회사와 IT회사의 제휴·위탁을 통한 모바일 뱅킹, 앱(APP) 카드 등 신규 금융서비스도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금융당국의 엄격한 관리·감독 등으로 핀테크 산업이 성장하기에 규제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다. 
 
장 연구위원은 "금융업은 대표적인 망산업이자 규제산업으로 당국의 엄격한 감독 하에 자격요건을 갖춘 은행 등 일부 금융회사에게만 허용돼 왔다"면서 "금융 하부구조를 이루는 금융망에 대한 과잉투자를 막고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망에 대한 접근은 국가 차원에서 엄격하게 통제돼 왔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금융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핀테크 산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금융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장 연구위원은 "새로운 금융 시스템이 안전하고 대중적으로 보급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정부는 IT기업들과 기존 금융기관들의 의견을 수렴해 금융서비스 규제 완화를 둘러싼 논의와 협력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핀테크 활성화의 핵심인 보안 강화를 위해 기술적,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고, 일시적 분위기에 편승해 검증되지 않은 서비스를 무리하게 출시하기보다는 시장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진행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무현금사회'를 지향하는 변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부작용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소비자가 서울 서초동 한 제과점에서 구매한 빵을 'oo페이'로 결제하고 있다./사진 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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