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한 번 걸리면 여지없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이틀 만에 또 홈런포를 가동하며 특유의 장타력을 뽐냈다. 이번엔 제대로 밀어서 담장을 넘기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박병호는 19일(한국시간)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홈 경기에 6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6회 종료 후 내린 많은 비로 미네소타의 7-4 강우콜드게임 승으로 끝났다. 올 시즌 첫 멀티 히트를 날린 박병호는 1할 6푼 7리이던 시즌 타율을 2할 5리(39타수 8안타)까지 끌어올렸다.
이날 박병호는 2회말 무사 1루 첫 타석에서 2루수 병살타를 날리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4회 곧바로 선두 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투수 체이스 앤더슨의 5구째 시속 90마일(약 145km/h)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힘껏 밀어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시즌 3호 홈런을 날렸다. 맞는 순간 '넘어갔다'고 느껴질 만큼 제대로 걸렸다.
홈런 자체도 빼어나지만, 방향도 다양화됐다. 지난 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터진 박병호의 시즌 1호 홈런은 왼쪽으로 날아갔다. 지난 17일LA 에인절스에서 나온 2호포는 가운데로 크게 뻗었다. 앞서 모두 당겨서 홈런을 때렸던 박병호는 이번엔 오른쪽을 정확히 공략해 상대를 무너뜨렸다. 상대 공 배합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스윙을 가져간 결과다.
이 한 방으로 박병호는 이 전까지 트레버 플루프(2개)와 팀 내 홈런 순위 공동 1위였지만 이날로 단독 1위가 됐다. 8안타 가운데 40%에 가까운 3개를 홈런으로 장식한 박병호는 2012년부터 4년 연속 KBO 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실력을 미국에서도 과시하고 있다.
박병호에게 팀이 기대하는 건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이다. 경기 분위기가 처져 있을 때나 주자가 누상에 모였을 때 박병호의 한 방이 필요하다. 박병호는 자신의 향한 이러한 기대를 홈런 세 방으로 정확히 채우고 있다. 아직 타율이 낮은 편이지만 실전에서 장타력을 제대로 보여준 만큼 우려 대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란 믿음이 있다.
현재 미네소타는 정규 시즌 162경기 가운데 10%도 안 되는 13경기를 치렀다. 박병호는 이 가운데 11경기를 뛰었다. 3.7경기당 1홈런을 터뜨린 꼴이다. 남은 149경기에 모두 나선다고 가정할 때 이 페이스면 무려 41홈런을 추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많은 변수를 배제한 통계지만 시즌 초반 전문가들이 예상한 20홈런 이상 고지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활약이다.
박병호가 홈런 하나로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국내 홈런왕은 미국에서도 홈런왕 위력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박병호(왼쪽)가 19일 열린 밀워키전에서 4회 시즌 3호 홈런을 터뜨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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