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대형 건설사들이 공사를 하고도 받지 못한 외상값이 1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사별로 매출채권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지난해 분양물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2014년에 비해 전체적인 매출채권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1일 국내 10대 건설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지난해 매출채권 총액은 17조731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 15조2260억원에 비해 2조5059억원(16.5%)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채권은 기업이 받아야 할 외상값으로 매출 대비 매출채권 비율이 너무 높으면 회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기업의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 원도급사인 대형사들이 공사비를 제때 받지 못할 경우 하도급사에 지급되는 공사비도 지연될 수 있어 전반적으로 건설 산업 생태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
지난해 매출채권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삼성물산(000830)으로 3조566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1일 옛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 합병으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양사의 매출채권이 함께 기재된 점을 감안하면 3조4274억원을 기록한
GS건설(006360)이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매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합병 이슈가 있었던 삼성물산을 제외하고 2014년 대비 지난해 매출채권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롯데건설로 148.6% 증가했다. 10대 건설사 중 매출채권 보유액은 가장 적었지만 1년 사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2위는 현대엔지니어링으로 115.4% 늘었으며, 대림산업이 22.9% 증가했다. 삼성물산을 포함해 총 4개 건설사가 증가세를 보였고 6곳은 감소했다. 하지만 증가세에 비해 감소폭이 미미해 10대 건설사 전체로 봤을 때는 증가세가 더 우세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형사를 중심으로 매출채권 회수율은 오히려 높아졌지만 워낙 많은 분양물량이 시장에 풀리고 사업장도 늘면서 전체적으로 매출채권 규모는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들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집단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고 회사채 발행 등 정상적인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확보를 위한 건설사들의 외상값 회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0대 건설사 중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매출채권을 보유했던 GS건설은 1분기 동안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을 1590억원 회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4조7490억원이던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은 1분기 말 4조5900억원으로 감소했다.
현대건설도 1분기 동안 미수채권과 미청구공사 규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1분기 말 기준 현대건설 별도기준 미수채권과 미청구공사는 지난해 말 대비 각각 2221억원, 763억원 감소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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