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체제의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하루 앞두고 당내에서 '반김종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2일 언론인터뷰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한 비대위 체제로는 한계가 있다. 지금은 민주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며 “김종인 대표가 외부에서 이 당에 온지 얼마 안 됐는데 스스로 당의 주인인 것처럼 독선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여론조사를 보면 호남에서 김 대표가 방문한 뒤 지지율이 10%포인트 폭락했다”며 “현재 지도부로는 호남에서 신임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당대회 연기는 호남을 포기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더민주 소속 광주 시·구의원들도 이날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 패배의 원인은 무책임, 헌신의 결여, 전략 부재였다”며 조속히 새 지도부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총선 과정에서 지도부는 이른바 셀프공천을 밀어붙여 호남 민심을 더 악화시켰다”며 “호남에 대한 특단의 선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중앙당 중심의 전략공천으로 등록 직전에야 후보를 결정하는 등 우왕좌왕했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대표는 자신에 대한 호남 참패 책임론이 계속 불거지는 것에 대해 “선거 결과를 갖고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것은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이날 전북 전주 전북도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솔직히 얘기해 당이 낭떠러지 떨어지려던 찰나에 자기들끼리 수습을 못해 정당사상 있지도 않았던 비대위 체제를 만들었다”며 “외부에서 사람을 모셔서 실질적으로 20대 총선에서 제1당 자리를 차지했으면 일단 받아들이는 게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호남 참패를 가지고 당내 몇몇 분들이 구실을 찾다보니 그런(비례대표 파동) 얘기를 하는 것”이라며 “선거를 마친 뒤 이런저런 얘기가 당에서 나오는 자체가 부끄러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연말까지 전대를 미뤄 김종인 체제를 유지하는 것을 뜻하는 ‘전대연기론’과 6월말~7월초에 하자는 ‘조기전대론’의 절충안이 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8월말·9월초 전대개최론’이다.
우원식 의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대략 8~9월 정도에 전대를 개최하는 게 절충안으로서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도 언론인터뷰에서 “7~8월은 휴가기간이어서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며 “미루자는 분들은 정기국회 직후에 하자고 하는데 양자의 의견이 접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전대 개최를) 중간쯤 시기로 하든지, 아니면 당장 시기를 정하지 않더라도 좀 더 시기를 조율해 보자는 등의 절충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조기전대나 전대 연기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대표가 2일 오전 전라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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