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KTB메자닌펀드 첫 디폴트…인기에 찬물?
CB 디폴트 해마다 수차례…"지나친 우려 경계해야"
2016-05-08 09:52:02 2016-05-08 09:52:02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자산가들의 인기상품으로 자리잡은 메자닌펀드에서 올 들어 첫 디폴트(채무불이행) 사례가 발생하자 금융투자업계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국내 사모펀드 시장의 한축으로 자리 잡은 메자닌시장 전반의 신인도 추락은 물론 이후 메자닌 발행 기업의 '채무이자 불능 도미노 사태'가 예견된다는 우려로 번지면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메자닌 투자사들은 최근 KTB자산운용 메자닌펀드의 나노스(151910) 전환사채(CB) 디폴트 사태에서 불거진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자사 메자닌 상품의 현황을 체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뜨거운 메자닌 투자수요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아직 법원의 회생신청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지만 투자자 개개인에 이 같은 상황은 모두 공지한 상태"라며 "나노스 CB 편입물량은 전체 메자닌펀드 자산의 1~2% 수준으로 최악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원금이 깨질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A+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사들 중 취약업종이나 주요 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조달 방식은 위축된 회사채시장을 떠나 메자닌시장으로 옮겨간지 오래다. 투자자 외면을 받는 상황에서 대체수단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우량 크레딧물에 대한 경계심이 확대되면서 추세는 보다 뚜렷해졌다.
 
실제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의 메자닌 발행은 2014년의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기업의 작년 메자닌 발행규모는 총 2조480억원으로 전년(1조516억원) 대비 94.7% 급증했다.
 
지난해부터 국내 기업 신용등급 강등건수는 IMF 당시를 소폭 상회했다. 한계기업 수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특히 최근 정부가 해운 조선업을 중심으로 부실기업 구조조정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대기업과 연계한 중견기업, 중소기업 부실 파장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메자닌 수요 증가와 더불어 메자닌에 신규 투자하거나 투자비중을 확대하는 운용사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메자닌시장의 총체적인 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평가다. 그는 "회사채 시장에서는 여전히 A등급 조차도 찾지 않는 분위기에서 메자닌은 BBB~A 수요를 대체했다고 볼 수 있는데 회사채 부도율이 높아지는 것도 문제지만 전이 위험은 더 무섭다"며 "구조조정이 화두가 된 만큼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메자닌 디폴트 전이 우려가 지나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플렉스컴과 STX반도체가 그랬듯 해마다 코스닥사 CB 디폴트 사례는 수차례씩 발생하고 현대상선(011200)도 디폴트를 내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메자닌 투자가 기본적으로 핸디캡을 가진 상품이고 그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주는 상품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이 충분히 숙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산가들의 인기상품으로 자리잡은 메자닌펀드에서 올 들어 첫 디폴트(채무불이행) 사례가 발생하자 금융투자업계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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