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야 산다"…자동차업체 조직 개편 바람
미래 기술 대응·현지 특화 전략 위한 전담팀 구성 박차
2016-05-13 06:00:00 2016-05-13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완성차업체들의 조직개편이 민첩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기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부터 자율주행자동차까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자동차산업에서 선점효과를 누리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완성차업체는 해외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신설·확충과 미래 자동차 기술 개발과 관련된 전담 부서를 개편해 경쟁력 확보를 위한 민첩한 조직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005380)는 지난달 차량지능화사업부를 신설하고 불붙은 스마트카 시장 본격 대응에 나섰다지난달 5일 현대차가 공개한 커넥티드카 개발 콘셉트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는 차량지능화사업부의 본격 행보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현대차는 당시 자동차를 무한대의 고도화된 정보의 허브는 물론, 정보를 직접 수집·분석·활용함으로써 자동차가 모든 생활의 중심이 되는 '카투라이프(Car to Life)'시대를 주도하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향후 완벽한 자율주행 등 커넥티드 카 기반 중장기 중점분야를 비롯해 스마트홈을 연계한 중단기 서비스 분야, 차량 네트워크 등 자동차와 집, 사무실, 도시를 하나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아차(000270) 역시 최근 해외서비스사업부를 신설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해외 판매고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신차 효과만으로는 미래시장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분석에서다.

 

이를 위해 그동안 각 해외영업본부 산하에 있던 서비스 조직을 분리해 별도의 사업부로 통합 신설했다. 대륙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정책으로 현지 특화 전략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지난 3월 중형 세단 SM6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며 재도약을 노리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는 내부 조직보다는 판매 조직 개편을 꾀한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시행 중인 본사 산하 공식 대리점을 통한 판매 기조에서 벗어나 딜러사간 경쟁체제를 통해 소비자에게 최적의 구매조건을 제공한다는 의지다. 현재 국내에서 수입차업체들이 펼치고 있는 전략과 유사한 방식이다.

 

전국권 대리점 구축이 미비한 르노삼성 입장에서 네트워크 확장과 판매사 이익 보전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묘안이라는 입장이다. 오랜기간 수입차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박동훈 사장의 아이디어다.

 

다만, 현재 공식 대리점주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즉각 도입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딜러사 운영 방식을 접목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경쟁 격화 속 주도권 선점을 위한 각 사별 조직 개편 움직임이 활발하다. 자료/각 사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들 역시 대대적 조직개편을 단행 중이다. 토요타는 지난 3월 제품과 기술 중심의 9개 사업부를 운영하고 CEO 직속 전략·미래 연구 조직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4개 사업부와 주요 기능별 본부 구조에서 제품·기술 중심 7개 사업부와 2개 판매 사업부 구조로의 개편을 통해 사업부별 독립적 관리와 책임 운영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학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토요타의 조직 개편은 1000만대 생산·판매 체제에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확보하고 미래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GM 역시 지난 2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스마트카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해 담당 분야 총괄 팀을 신설했다. 전기차 전략 마케팅 부서와 자율주행차 합작 벤처 담담부서 등을 통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영업본부에 전담 팀 구성에 관한 논의는 없지만 본사와 한국지엠이 기술을 공유하고 있는만큼 신설팀을 통한 동일한 수준의 기술 공유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완성차 업계는 물론 이를 뒷받침할 정부차원의 움직임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드론과 자율주행차를 담당하는 조직을 신설한다. 이를 통해 연초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선정한 7대 신산업(자율주행차, 드론, 공간정보, 해수담수화, 스마트시티, 제로에너지빌딩, 리츠)을 지원할 조직이 마련된다.

 

특히 신설 조직 가운데 하나인 첨단자동차기술과에서는 자율주행차와 미래형자동차 등 자동차 관련 첨단기술을 비롯한 차량안전, 친환경차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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