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지난해 말까지 제조업 협력업체에서 파견직으로 일하던 이모(28·여)씨는 사업주와 합의로 3대 사회보험(고용·건강·연금)에 가입하지 않았다. 대신 보험료 공제분을 고스란히 임금으로 지급받았다. 이씨는 “월급이 워낙 적어서 보험료로 부족한 월급을 채웠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저임금 노동자들의 자발적 사회보험 미가입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중 파견직 표본을 세부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반적으로 사회보험 가입률이 개선된 가운데 여성과 40~50대, 직종별로는 제조업 장치조립·단순노무직과 콜센터 상담직에서 사회보험 가입률이 하락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전체 파견직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고용보험이 3.5%포인트, 건강보험은 2.8%포인트, 연금보험은 3.0%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장치조립·단순노무직을 파견하는 제조업체와 상담직을 파견받는 콜센터는 상당수가 근로조건이 열악한 협력·용역업체다. 이씨는 “협력·용역업체에 정규직으로 들어와도 임금이 낮은데 나처럼 아웃소싱을 통해 파견으로 들어온 비정규직들은 말할 것도 없다”며 “내가 다니던 직장에서도 임금을 더 받기 위해 사회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비정규직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도 저임금에서 비롯된 노동자들의 자발적 미가입이 이들 업체의 사회보험 가입률이 낮은 배경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서 지난해 파견직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183만5000원, 정액급여는 163만6000원에 불과했다. 여기에서 사회보험료를 공제하면 수당·상여금이 없는 월의 실수령 임금은 150만원 미만으로 줄어든다.
다만 근로실태조사 결과를 고용형태·직종별로 세분화하면 표본 감소로 오차범위가 커져, 고용부도 사회보험 가입률 하락 요인을 특정하지는 못하고 있다.
한편 고용부는 합의 여부에 상관없이 사회보험 미가입이 불법에 해당하고, 장기적으로는 노동자의 고용안정성을 떨어뜨리는 만큼 반드시 사회보험에 가입할 것을 당부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회보험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건 교통사고가 안 난다고 자동차보험을 안 들겠다는 것과 같다”며 “지금은 아깝게 느껴질지라도 분명히 그 혜택은 본인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저임금 노동자들의 자발적 사회보험 미가입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자료사진).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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