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서울시민 100여명과 각 분야 전문가들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최근 구의역 사고와 관련한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했다.
12일 오후 2시부터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민대토론회에서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는 생명·안전 업무를 외주하청과 비정규직에 맡긴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스크린도어의 잦은 고장은 결국 처음부터 부실공사에서 시작된 것으로 적은 정비인력으로 과도한 업무량을 감당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결책으로 서울메트로의 직영운영을 통한 철저한 안전교육 훈련과 선진국들이 시행하는 시민·현장 노동자·전문가 참여 형식의 안전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로 활동 중인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은 징벌적 손해배상 같은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최근 충남 금산 불산 누출사고 현장을 다녀왔는데, 이번 서울메트로 사고와 비슷하다"며 동일한 사고가 반복됐다는 점과 사장이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어 "알고도 잘못하는 것과 몰라서 잘못하는 건 큰 차이가 있다"며 "서울메트로는 열차가 다니는 시간에 정비작업을 할 경우 감시 인원을 둬야 함에도 전혀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최근 시의 서울메트로 직위해제와 관련해 "전용적인 꼬리 자리기"라며 "발주처가 사고 원인의 70~80%인데, 발주자의 책임을 어떻게 강화하고 시스템을 갖출지가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의역 사고 이전에 시가 내놨던 정책에 대한 검증요구도 있었다. 김재중 국민일보 기자는 지난 2014년 8월 서울시가 발표한 갑을관계 개선대책을 예로 들며 "당시 을의 항변대회에서 서울메트로가 시에 토로한 불만을 바탕으로 갑을관계 행동강령 개선대책이 마련됐다"며 "계약서 작성 시 갑질요인 조사 등을 당시 법무팀에서 제대로 실행했는지 검증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은 실시간 채팅방을 통해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하철 승무원으로 일한다고 밝힌 한 시민은 "업무가 너무 많아 자살하고 싶다"며 "1인 승무원 증원이나 보완책이 없냐"고 묻기도 했다. 또 다른 시민은 "국내 4년제 대학교 중 현재 지하철과 관련한 안전전문학과 없는데, 이것은 결국 안전전문가가 없다는 이야기"라고 꼬집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번 김군의 상황과 같이 불평등한 근로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해 지적이 많았다”며 “이 부분은 직영이라는 결단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 보고, 동시에 메피아도 있었지만 과거에 잘못된 관행은 완전히 혁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오후 2시 서울시청 2층 대회의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각 분야 전문가 10명과 시민 100명이 참여한 가운데 '구의역 사고 해결을 위한 시민토론회'가 진행됐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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