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삼성전자(005930)의 첫 번째 360도 카메라 '기어360'은 가상현실(VR) 시대의 필수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변 360도의 모습을 영상 혹은 이미지로 남길 수 있어 이용자가 특정 상황으로 되돌아간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한 손에 들어오는 귀엽고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휴대성도 높다. 지난 4월 온라인 사전판매에서는 5분만에 한정 물량 360대가 모두 동이 나며 높은 인기를 보였다.
VR 시대 개척에 앞장서고 있는 기어360의 핵심인 카메라 개발진들을 삼성전자 공식블로그 뉴스룸이 소개했다. 지난 21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카메라개발그룹 소속 연구원들은 쉽지 않았던 매 순간들을 떠올리며 제품에 대한 애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기어360 카메라를 개발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카메라개발그룹 6인방. 이들은 기어360을 "소비자의 잠재 욕구를 투영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개발진은 기어360을 "소비자의 잠재 욕구를 투영한 제품"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예쁘고 대중적인 제품을 만들자'는 목표 아래 초보자도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탄생시킨 것. 김용욱 수석은 "360도 영상에 대한 수비자 수요, 360도 콘텐츠를 지원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카메라 기술력, 360도 카메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기어VR 등 3박자가 어우러져 탄생했다"고 소개했다.
개발진이 특히 주력한 부분은 최대한 실제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느낌을 구현하는 것. 김동우 책임은 "전방위를 촬영하기 때문에 기존 카메라 구조와 완전히 다르게 만들어야 했다"고 회고했다. 중심으로 갈 수록 화질이 좋아지는 일반적인 카메라의 특성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중심부와 주변부 화질 차이가 커져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기어360은 모든 영역에서 최대 해상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일반 카메라 렌즈보다 훨씬 정밀하고 많은 공정이 추가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첫 번째 360도 카메라 '기어360'의 모습. 전후면 어안렌즈를 탑재해 실제 환경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구현하는데 주력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어안렌즈를 탑재한 공모양의 기어360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기술도 요구됐다. "전·후면에 들어가는 두 개의 어안렌즈로 360도 영상을 촬영하려면 하나의 렌즈가 최소 180도 이상을 담아야 하고, 각각 촬영한 영상을 연결하기 위해 겹치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이정현 책임은 설명했다. 그는 "화각이 넓으면 촬영 중 내부 부품이 함께 찍힐 수도 있다"며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매우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스티칭 뿐 아니라 광학·기구·부품 설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해 각각195도씩 촬영하도록 개발했다"고 부연했다. 두 영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렌즈 자체의 색감이나 노출 차이를 최소화하는 정교한 광학 조정도 거쳤다.
개발진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개념의 제품 개발을 위해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았다. 어안렌즈 겉면에 원형 외관과 조화를 이루면서 외부 충격에서 제품을 보호하는 곡면 강화유리가 탑재된 것도 그 중 하나다. 일반 카메라의 품질 측정 규격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중심부와 주변부 화질은 물론 구(球)형의 촬영 결과물을 평가하는 방법도 함께 개발했다. 생산 장비도 새롭게 구축했다. 김수정 책임은 "개발 초기 이미지 센서와 렌즈를 연결하는 핵심 공정인 '액티브 얼라인' 진행 속도가 느려 테스트용 제품을 제작하는데도 시간이 오래걸렸다"며 "세부 장치를 개선하고 프로그램을 최적화해 생산이 순조롭게 진행됐을 때 매우 기뻤다"고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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