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그룹 NCT 127이 베일을 벗는다. NCT 127은 오는 10일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데뷔 앨범 'NCT #127'을 공개한다. 타이틀곡 '소방차'는 힙합과 트랩을 기반으로 뭄바톤(Moombahton) 장르의 리듬적 요소를 섞은 노래다. 가사에는 무더위와 바쁜 스케줄 때문에 지친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주겠다는 NCT 127의 포부가 담겼다. 업계 1위 기업 SM엔터테인먼트가 새롭게 선보이는 아이돌 그룹인 NCT 127이 가요계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인지가 관심사다.
◇신인 그룹 NCt 127이 데뷔 앨범을 발매한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신개념 그룹…K팝 지형도 바꿀까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는 지난 1월 열린 프리젠테이션 쇼를 통해 NCT(Neo Culture Technology)에 대해 처음 소개했다. 개방성과 확장성을 특징으로 하는 NCT는 멤버의 영입이 자유롭고, 멤버 수의 제한도 두지 않는 그룹이다.
NCT 127은 NCT의 하위 개념이다. NCT 127은 여러 팀의 NCT 가운데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을 펼치는 팀이다. 팀명의 127은 서울의 경도를 의미한다. SM엔터테인먼트는 NCT 127에 이어 전세계의 주요 도시를 기반으로 하는 NCT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NCT 127의 데뷔에 앞서 지난 4월에는 NCT U가 데뷔 앨범을 발매했다. 'NCT U'는 경우에 따라 멤버 구성에 변화를 주는 NCT의 유닛(Unit)을 통칭하는 말이다. NCT 127의 멤버가 경우에 따라 다른 도시를 기반으로 한 NCT의 멤버와 또 다른 팀을 이뤄 언제든지 NCT U로 활동을 펼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이와 같은 새로운 시도에 대해 가요계 일각에서는 "지나친 모험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정형화된 아이돌 그룹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신개념 그룹인 NCT가 K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한 아이돌 그룹의 소속사 관계자는 "대중의 입장에서 팀의 개념이 생소하고 어려울 수는 있지만, 획기적인 시도인 것은 분명하다"며 "만약 여러 팀의 NCT가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인기를 끌게 된다면 K팝의 지형도를 바꿀 만한 대사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NCT 127의 멤버 태용. 사진/SM엔터테인먼트
외국인 멤버, '용병'에서 주력 멤버로?
NCT 127의 멤버는 해찬, 유타, 윈윈, 태용, 재현, 마크, 태일 7명이다. 이중 유타가 일본인, 윈윈이 중국인 멤버다. 유타는 데뷔에 앞서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과 리얼리티 프로그램 'NCT LIFE'를 통해 얼굴을 비쳤다. 풋풋한 매력의 윈윈은 중국 전통무용이 특기인 멤버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다양한 국적의 멤버로 구성된 NCT 127은 K팝의 본거지인 서울을 기반으로 해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팀"이라고 설명했다. NCT 127이 국내 음악 시장만을 겨냥한 팀이 아니라 전세계 팬들을 대상으로 활동을 펼칠 팀이라는 뜻이다.
현재 가요계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멤버들이 아이돌 가수로 활약 중이다. 이들은 국내 멤버들에게는 없는 독특한 매력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팀의 주력 멤버로서 활약을 펼치는 경우는 드물다. 국내 멤버들이 팀을 이끌고, 외국인 멤버들은 '용병' 역할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NCT 127은 전세계 음악 시장을 겨냥해 탄생한 팀인 만큼 외국인 멤버들이 저마다의 역할을 톡톡히 하며 팀의 주력 멤버로서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NCT 127의 외국인 멤버들이 어떤 활약을 선보이느냐에 따라 국내 가요계에서 활약 중인 외국인 아이돌들의 역할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NCT 127의 멤버 윈윈. 사진/SM엔터테인먼트
4세대 아이돌의 시대 시작되나?
1990년대에는 1세대 아이돌 그룹인 H.O.T, 젝스키스 등이 높은 인기를 얻었다. 2000년대 가요계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의 2세대 아이돌 그룹들이 주도했다. 현재는 3세대 아이돌 그룹들이 한창 인기몰이 중이다. 엑소, 방탄소년단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런 가운데 H.O.T, 동방신기, 엑소를 배출하면서 각 세대별 아이돌 그룹의 트렌드를 이끌었던 SM엔터테인먼트가 NCT 127을 통해 4세대 아이돌 그룹 경쟁에서도 한 발 앞서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M엔터테인먼트가 NCT 127로 성공을 거둔다면 경쟁사들은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들은 음원 공개와 동시에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고, 이후 각종 음악 방송을 통해 신곡 무대를 선보이는 프로모션 방식을 택한다. 하지만 NCT 127은 4세대 아이돌 그룹다운 독특한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음원보다 뮤직비디오와 무대 퍼포먼스를 먼저 공개한다.
NCT 127은 음원 공개에 앞서 오는 7일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이후 Mnet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데뷔 무대를 선보인다. 무대 퍼포먼스와 뮤직비디오로 화제몰이를 하고, 음원 공개 시점에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전략인 동시에 "듣는 것만 음악이 아니라 보고 듣는 것이 음악"이라는 SM엔터테인먼트 측의 생각이 묻어나는 전략이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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