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연초 이후 '박스피(박스권 코스피)' 장세에 안전자산인 채권형펀드로 자금 쏠림이 심화하는 가운데 수익률도 채권형펀드가 주식형을 앞질렀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때문에 국내 채권형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펀드 213개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은 1.9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0.32%로 부진한 성과를 이어온 794개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과 대조적인 결과다. 1년 수익률은 이보다 더 벌어진다. 전체 채권형펀드가 1년 2.99% 수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주식형펀드는 5.67% 손실을 낸 것으로 상대적으로 8% 넘는 격차를 보였다.
채권형펀드 중에서도 국공채펀드 성과가 우수했다. 수익률 상위를 포진한 채권형펀드 절반 이상도 국공채를 담은 펀드였다. 전 세계 국채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의 채권규모가 약 30%까지 확대된 상황에서 국내 채권시장에 대한 투자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고 이에 따라 하반기 국내 국공채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도 어느 때보다 높은 현실이다. "플러스 금리를 제공하는 채권의 절대규모가 감소하는 가운데 각종 금융규제들이 국공채 투자확대를 유인하고 있어 하반기 국공채 초과수요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전문가 진단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Allset국채10년인덱스채권펀드'는 연초 이후, 1년 수익률 6.26%, 10.53%를 기록하며 최근 채권형펀드 자금몰이를 주도했다. 삼성자산운용의 'ABF(아시아채권기금)Korea인덱스채권펀드'는 연초 이후 5%에 가까운 성과를 내며 꾸준히 설정액을 늘리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퇴직플랜채권펀드'와 '솔로몬장기국공채채권펀드', '개인연금증권전환형채권펀드', 하이자산운용의 '굿초이스중장기채권펀드' 등도 모두 같은 기간 4% 넘는 수익률을 올리며 수익률 상위펀드에 포함됐다.
안전자산으로의 자금이동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에도 환매를 통한 수익 확정 움직임이 더 큰 이유"라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 브렉시트 이후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다시 넘어서자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이탈한 반면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남은 채권형펀드로는 연초 이후 5조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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