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한진 도움으로 급한 불 끄나
SPC설립 혹은 후순위투자자 참여 방안 거론
2016-08-12 15:01:43 2016-08-12 15:01:43
한진해운(117930)이 ㈜한진의 도움을 받게 됐다. 한진은 12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글로벌사업 역량 강화하는 목적으로 미국의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이 당장 급한 불을 끄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롱비치터미널은 미국 서부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이상을 처리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을 통해 한진해운은 이 터미널의 유동화를 통해 10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롱비치터미널은 올해 말까지 경영권을 매각할 수 없는 조건이 걸려있어, 한진해운은 이를 임대하거나 특수목적법인(SPC)을 내세워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된 바 있다.
 
한진이 한진해운 조력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진은 지난 2015년 한진해운으로부터 한진해운신항만을 1354억원에 사들였다. 지난 6월에는 한진해운의 아시아 8개 항로에 대한 영업권을 621억원에 인수했고, 지난달에는 베트남 탄깡까이멥 터미널 지분을 230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3월말 별도기준 부채비율 및 순차입금의존도가 각각 140.8%, 36.4% 로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진이 한진해운으로부터 자산양수 등을 통해 비교적 우량한 자산을 매입하고 있다"면서 "향후 경쟁력을 높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권단은 내년까지 한진해운이 약 1조원 정도의 유동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6월 한진그룹이 대한항공을 통해 4000억원 지원의사를 밝히며 나머지자금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지만 채권단은 추가지원은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율협약 기한이 다음달 4일까지 연장되면서 한진해운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사채권자집회 일정부터 잡은 상태다. 이 기간 안에 자금 지원안이 나와야 채무재조정 등 향후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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