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장애인 고용 의무, 자회사 운영으로 대신한다
정부, 업계와 간담회 개최…46개 기업 2021명 고용 성과
2016-08-25 14:52:09 2016-08-25 14:52:09
[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한국타이어는 사내에 본사 직원들의 작업복 세탁, 간식 제공을 위한 자회사 한국동그라미파트너스를 운영하고 있다. 파트너스는 본사의 저조한 장애인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됐다. 8월 현재 파트너스에서는 82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4명이 장애인이다. 한국타이어는 향후 파트너스를 장애인 노동자 100명 이상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동그라미파트너스는 대표적인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모델 중 하나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은 장애인 고용의무가 있는 사업주가 발생주식 또는 출자총액의 50%를 초과해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에서 상시 노동자 정원의 30% 이상, 총 10명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할 경우 모회사가 장애인을 고용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에는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갖춰져야 하며, 고용된 장애인들에게는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이 지급돼야 한다.
 
대신 모회사는 자회사가 고용한 인원에 비례해 장애인 고용률 미달에 따른 부담금을 감면받고, 표준사업장의 실투자액 및 세제 등을 지원받는다. 또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내부거래가 가능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해 직무분석·평가 등 통합고용지원서비스도 제공받는다.
 
정부는 최근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확산을 위해 각 기관들과 업무협약(MOU) 등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고용노동부는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올해 설립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CEO 및 설립 예정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밝은누리(모기업 LG생활건강), 링키지랩(카카오), NHN굿프렌즈(NHN엔터테인먼트), 동그라미파트너스(한국타이어), 스위트위드(롯데제과), 행복마루(LG CNS) CEO 및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카카오의 자회사인 링키지랩에서 대표로 사례를 발표했다. 주요 성공요인으로 장애인고용공단의 맞춤훈련센터를 통한 ‘직무능력을 갖춘 장애인 채용’을 제시했다.
 
더불어 간담회에서는 장애인고용공단과 SK하이닉스, 이랜드그룹 간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 협약식도 함께 진행됐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에 표준사업장을 설립하고 2018년까지 124명의 장애인을 채용해 이천·청주 공장의 방진복 제조 및 세정 업무를 맡길 계획이며, 이랜드그룹은 이랜드월드 등 3개 계열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내년 중으로 의류매장 지원, 음식서비스 및 유통 업무를 담당하는 50여명 규모의 표준사업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한편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 10개에 불과했던 사업장은 8월 현재 46개까지 늘었다. 고용된 장애인 수도 2021명에 달하며, 5개 대기업집단에서 설립 한 12개 표준사업장에서는 1124명(55.2%)을 고용하고 있다. 30대 기업집단의 장애인 고용률이 2%를 넘지 못 하는 상황에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은 의무고용 부담을 덜면서 법적 책임도 이행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이날 간담회를 주재한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은 누구나 선망하는 대기업에도 장애인 일자리가 많아지기 위한 실질적 대안”이라며 “우수 기업의 노하우를 다른 기업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우수사례를 널리 알리고, 표준사업장 설립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 일곱 번째)이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올해 설립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CEO 및 설립 예정 기업 관계자들과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확산을 위한 간담회를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고용노동부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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