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안전진단 정밀조사, 신규 원전 재검토 나서야"
더민주, 자체 위원회 구성…정부·새누리는 경주 피해지원에 집중
2016-09-19 16:37:20 2016-09-19 16:37:20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국내 관측사상 최대규모인 리히터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미 건설허가가 내려진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19일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의 경주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 검토에 대해 “원전은 안전한데 인근지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다는 말이 가능한가”라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열린 ‘9·12 지진 당·정 간담회’에 참석한 새누리당과 각 부처 관계자들이 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필요성을 제기하는 한편 가동 중인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우 원내대표는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구상들이 어색하다”며 “해당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이면 원전 점검도 그에 준해서 해야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전 인근 지역의 지진 빈도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부지와 원전의 정밀진단을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최근 10년 간 지진계측 자료에 따르면 경주 인근 고리·월성 지역 내에서 최대지진동(g) 0.0001g을 초과하는 유의미한 지진 발생횟수는 2007·2008년 각각 2회에서 올해 14회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리와 월성에는 원전이 각각 7개와 6개 가동 중이다.
 
상당수 지진전문가들이 이번 지진이 경북 영덕과 양산, 부산을 잇는 양산단층대와 평행한 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는 가운데 더민주 최명길 의원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원자력안전규제지침’에 의하면 원전부지로부터 반경 약 40km 이내에 ‘활동성 단층’이 존재할 경우 ‘정밀지질조사’를 하도록 되어 있다”며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민주는 당 차원의 자체 조사 방침도 밝혔다. 더민주 최고위원회의는 이날 ‘원자력안전대책특별위원회’ 구성을 발표하며 원전 주변지역 단층대 정밀조사, 노후 원전의 안전성 테스트를 위한 전문가 공정참여 보장, 원전 내진 설계기준과 기존 원전시설 내진 보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위원장에는 최인호 의원을 선임했다.
 
향후 해당 지역에서 더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난 6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건설허가를 승인한 신고리 5·6호기의 건설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더민주 박재호 의원은 지난달 11일 지난달 신고리 5·6호기 착공 정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원자력안전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야당은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도 원전 안전문제를 주요 이슈로 끌어낼 방침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27일 산업통상자원부의 통상·에너지분야 국감에 김용환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과 쯔이팽청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신고리 5·6호기 건설의 안전성 여부와 허가 과정의 부당성 여부를 따져 물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정부에서는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정면돌파에 나서고 있다. 김용환 원안위 위원장은 지난 18일 간담회에서 이번 지진의 강도가 원전 내진설계 한도(6.5)에 근접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내진설계 6.5라는 것은 지진이 바로 밑에서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말하는 것으로 거리가 떨어질수록 영향은 적어진다”며 “앞으로 2년 내에 기존 원전의 핵심설비와 신규 원전 건설 시 규모 7.0의 지진도 견딜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원전 건설 자체의 문제점보다는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경주 주민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회원들이 노후 원전 폐쇄와 신규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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