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이달 말로 접어들며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분양 분위기가 몇 주전과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역대 최고 분양가라는 말을 피해가기 위해 분양가를 조정하거나 청약경쟁률이 높아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 조차 반가워 하지 않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림산업은 신반포 5차 재건축 '아크로리버뷰'의 평균 분양가를 3.3㎡당 4194만원으로 책정해 분양했다. 역대 최고 분양가 단지인 '신반포자이'가 3.3㎡당 4290만원에 분양한 것에 비하면 100만원 가량 저렴한 셈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아크로리버뷰가 3.3㎡당 5000만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분양가를 갈아치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한강변에 위치해 신반포자이보다 입지가 우수한 데다 기존에 분양됐던 인근 한강변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파크는 웃돈이 붙어 3.3㎡당 6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크로리버뷰 견본주택 개관 첫날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대림산업
하지만 지난 8월 분양한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고분양가로 분양보증 거부 사태를 여러 차례 겪은걸 본 이후, 최근 분양하는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모두 당초 예상치 보다 밑도는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다.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분양보증이 불허돼 2번이나 분양가를 조정한 뒤에서야 3.3㎡당 4178만원에 분양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분양가 논란에 중도금 대출규제 첫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63가구 일반분양 모집에 무려 6339명이 몰리며 평균 100.61대 1이라는 서울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 관계자는 "디에이치 아너힐즈와 같은 높은 경쟁률이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최근에는 고분양가, 높은 경쟁률 등의 어떠한 이슈도 받지 않고 조용히 완판 됐으면 하는 게 분양관계자들의 희망사항이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높은 분양가로 인한 분양보증 거부도 문제지만, 정부의 이러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면 정부가 또 다른 규제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고분양단지로 분류돼 분양보증이 반려되는 것도 그렇지만 청약자들이 과하게 몰려 정부가 강남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등의 강력한 규제를 내놓을까 눈치를 살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할 때 조용하게 물량만 모두 팔리기를 바라고 있는 눈치"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다음달 분양을 앞둔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적정 분양가 책정에 고심하고 있다.
10월 분양예정인 한신 18차·24차 재건축 '래미안 신반포리오센트'는 당초 역대 최고 수준인 3.3㎡당 4500만원 수준을 기대했지만, 4200만원 내외의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분양하는 방배3구역 재건축 방배아트자이 분양가격도 3.3㎡당 3500만원 내외로,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보증 심사에 통과되기 위해 역대 최고 분양가인 신반포자이 보다는 분양가를 낮게 책정하는 분위기"라며 "결정된 분양가는 물론, 분양 시에도 견본주택 방문객 수를 집계해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는 등 최근 강남 재건축 분양과 관련해서는 해당 건설사들이 매우 조심스러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