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현대백화점(069960) 그룹의 패션계열사
한섬(020000)이 해외시장 진출의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 중국 업체와 유통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아시아 브랜드 최초로 프랑스 라파예트 백화점 정식 입점도 앞두고 있다.
5일 한섬에 따르면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 '더캐시미어'와 남성복 브랜드 '시스템옴므'의 라파예트 매장 오픈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이 지난달 진행됐다. 두 브랜드 모두 내년 초 매장 오픈을 목표로 세부 내용을 협의 중이다.
한섬 관계자는 "파리에서 운영 중인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에 있는 더캐시미어 제품을 보고 라파예트 측에서 먼저 요청이 왔다"며 "편집숍에서 시스템옴므도 취급하고 있어 함께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매장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아시아권 브랜드에는 팝업스토어를 내주거나 편집매장에 일부 입점하도록 하는 데 그쳤던 라파예트가 정식 매장을 내주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한섬은 중국 항저우지항실업과 시스템과 시스템옴므의 독점유통계약도 체결했다. 내년 2월부터 2021년 말까지 5년간 두 브랜드의 의류를 최소 836억원어치 판매하는 계약이다.
SK네트웍스와 체결했던 중국 유통 계약이 마무리되면서 현지 파트너와 손을 잡은 것으로 중국 전역에 걸친 파트너사의 유통망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6월부터는 역직구족을 잡기 위해 온라인몰인 더한섬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40개국에 대한 무료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직접 사업을 펼치지 않아왔던 한섬이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포화된 국내 시장을 넘어 신규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의류시장 규모는 37조원 수준으로 전년대비 1.8% 성장하는데 그쳤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연평균 5%대 성장률을 유지했으나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성장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한섬의 경우 2012년 현대백화점 그룹에 편입된 이후 백화점 유통망을 활용한 성장세를 보여왔으나 국내 의류 시장이 현재와 같은 제자리걸음을 이어갈 경우 백화점에 의존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연평균 10%대의 고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시장과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굳힐 수 있는 유럽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현대백화점이 현재 추진중인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도 해외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네트웍스의 패션브랜드인 오브제, 오즈센컨 등은 화려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중국 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제공=한섬)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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