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2년 더 유예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 따르면 여야와 정부는 정부의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 과세 시행 시기를 내년에서 2019년으로 유예하는 안에 잠정 합의했다. 정부는 당초 내년부터 2000만원 이하의 소규모 주택임대소득에 대해 14%의 세율로 분리과세할 예정이었지만 주택 임대차시장의 안정이 필요하다며 시행 시기를 조정하는 세법 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다만 여야는 2014년 세법개정 당시 은퇴자 등 생계형 임대사업자의 세부담 증가, 세입자에 대한 세부담 전가 가능성, 주택임대차시장과 매매시장의 불안 우려 등을 이유로 과세를 3년 유예했던 전례를 감안해 "기획재정부는 2019년부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실시하기 위해 임대소득자에 대한 과세인프라 구축을 완비하고, 과세에 따른 건강보험료 부담의 급격한 증가가 일어나지 않도록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등 범정부적인 대책을 마련해 2017년 정기회 때 보고할 것"이라는 부대의견을 달기로 했다.
조세소위 논의 과정에서는 임대차시장의 불안정 외에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수입에 대해 과세할 경우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던 임대소득자가 건강보험료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보험료 부담이 급격히 늘 수 있다는 문제가 불거졌다.
정부 분석에 따르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가 다른 소득 없이 임대수입이 2000만원이고, 재산가액이 10억원일 경우 현재는 건강보험료 부담이 없지만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시작되면 현행 건강보험체계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고 연 276만원의 건보료 부담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임대소득 과세시 발생할 소득세(연 56만원)의 5배 수준이다.
그러나 소위 논의 과정에서는 과세가 또다시 유예될 경우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 저하와 함께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정의 기본원칙을 해칠 수 있다는 점, 국세청 등 당국이 지난 3년 간 확정일자 자료 등 기본적인 과세 인프라를 구축해온 점등을 들어 당초 계획대로 시행이 바람직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됐다.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은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내년부터 시작하되 건강보험료 가입 자격 전환은 향후 예정된 건강보험료 체계 개편 시기에 맞추는 대안을 내놨지만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의 의견조회 결과 기술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는 답변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가 진행 중인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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