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딸 정유라씨의 승마를 연결고리로 삼성 등 국내 대기업들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마사회 역시 최씨와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여야 정치권에서 지속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1일 마사회 내부자료를 분석해 “마사회는 올해 42개의 ‘렛츠런(Letsrun) 국정과제’에 비용예산 총 353억원을 투입했는데, 그중 52.4%에 해당하는 185억원을 ‘문화융성’ 분야와 관련된 기관사업을 선정해 투입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기조인 ‘창조경제’ 분야에는 67억원을 투입했고, 경제민주화 사업에는 1억7000만원을 투입하는데 그쳤다. 민생경제분야 사업에는 단 한 푼도 투입되지 않았다고 김 의원은 분석했다.
김 의원은 “문화융성 분야는 최순실·차은택 등 국정농단 비선세력이 눈독을 들이고, 실제 각종 사업선정과 이권 등에 개입을 많이 한 것으로 전해진다”며 “마사회가 최순실 국정농단 세력에 흔들려 문화융성 사업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도 전날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에서 “올해 2월 마사회가 현명관 회장 지시로 인천아시안게임 승마장을 600억원을 들여 승마인재 양성시설 등으로 인수하려 했다”며 “이어 3월 경제부총리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안건과 상관없는 승마장 활용방안이 이례적으로 논의됐다”고 폭로했다.
정 의원 측에 따르면 당시 윤성규 전 환경부장관이 승마장 활용을 위해 인천시와 농식품부, 문체부 측에 검토 요청을 제안했다. 이동필 전 농식품부장관은 제안을 받아들였으나 김종덕 전 문체부장관은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교롭게도 윤 전 장관과 이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 초기 임명 뒤 3년 넘게 교체되지 않은 최장수 장관들이었고 김 전 장관은 최근 검찰조사에서 차은택씨가 최순실씨에게 추천해 임명된 것으로 밝혀졌다. 현명관 회장은 박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가까웠던 원로자문그룹 ‘7인회’의 일원이며, 유정복 인천시장은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와 대통령 후보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정 의원은 “최씨가 딸 정유라의 도쿄올림픽 출전을 대비하기 위한 국내 훈련장소로 인천아시안게임 승마장을 활용하기 위해 마사회를 비롯해 관계 장관들에게까지 지시한 것 아니냐”며 “대통령을 보좌해야 할 장관들과 공공기관장이 최순실씨를 보좌하는 듯한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들에 연루돼 있다”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한편 현명관 회장은 삼성이 회장사인 대한승마협회와 함께 정유라 씨를 지원하고자 독일전지훈련과 삼성의 186억원 후원금 지원이 담긴 ‘2020 도쿄올림픽 중장기 로드맵’을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지난 22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기도 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를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이 지난달 23일 새벽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뒤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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