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이 20일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을 조사했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사전 정보 수집 차원에서 접촉한 사실이 있다"며 "(조사 장소는) 대치빌딩 이외의 장소"라고 말했다.
앞서 장 사장은 지난달 18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날 장 사장을 상대로 삼성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전달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삼성그룹은 두 재단에 출연금을 낸 53개 대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총 204억원을 지원했다. 또 최순실(60·구속 기소)씨와 딸 정유라(20)씨 소유의 독일 법인 비덱에 280만유로(약 35억원)를 송금한 것을 포함해 그동안 정씨의 말 구매, 승마 경기장, 전지훈련 등을 위한 특혜를 제공해 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에는 대한승마협회 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005930) 사장도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로 조사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 독일에서 최씨를 직접 만나 삼성에 대한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박 사장은 지난달 12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정씨에 대한 지원이 대가관계에 의한 것이 아닌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대한승마협회 차원에서, 두 재단의 출연금은 그룹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사장과 박 사장은 현재 참고인 자격이지만, 본격적으로 수사가 개시된 이후에는 피의자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이 특검보는 "현재로써는 이들의 신분을 밝히기 힘들다"면서도 "수사 상황에 따라 변경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20일 동안의 수사 준비 기간 특검팀은 총 10여명의 관련자를 사전 접촉했으며, 오는 21일 현판식과 함께 수사에 돌입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특검팀에 접수되는 고발 사건에 대해서는 특검법 제2조에 따라 수사 대상과 관련된 경우 인지 후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수사를 맡은 특별검사팀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규철 특검보가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특검사무실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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