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은행권에 고객민원 등 상담서비스 개선을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스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고객 민원에 빠르게 대응하고 해결함으로써 은행의 신뢰도 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원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마케팅에 나설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고객의 전화와 채팅, 이메일 상담에 빅데이터 시스템을 도입했다.
신한은행이 도입한 시스템은 STT(Speech To Text)시스템과 TA(Text Analytics)다.
STT는 콜센터 상담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고객과 상담사의 음성을 80% 중반 수준까지 정확하게 분리하고 통화 종료 후 30분 내에 문서화가 가능하다.
TA는 이렇게 문서화된 전화상담 내용과 모바일 채팅(톡), 이메일 상담 등에서 키워드를 분석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한다.
신한은행은 이 시스템 도입으로 5만여건의 콜센터 상담내용과 모바일 채팅, 이메일 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STT와 TA시스템 구축으로 고객의 불만 요소를 수집해 보다 나은 민원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분석된 고객의 반응과 개선 요구 사항을 활용해 향후 금융상품과 서비스 개선 등의 기초자료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업계 최초로 금융업무를 상담해주는 '금융봇' 서비스를 개시했다.
금융봇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기반의 채팅 상담(일명 '챗봇') 서비스다. 기존 온라인 상담 서비스는 입력된 질문 중 특정 키워드를 인식하고 답변을 제시하는 반면, 이 서비스는 24시간 상담창구 업무가 가능하다.
농협은행은 향후 자체 챗봇 서비스 개발을 통해 대화형 금융업무와 자연어 질의응답 서비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개인화 상품추천, 맞춤형 정보 제공 등 온디맨드(on demand) 금융서비스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온디맨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즉시 해결해주는 신개념 정보산업체제를 말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전화와 인터넷 민원 전산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자체 모바일플랫폼 리브(Liiv)에는 실시간 대기고객수 확인과 대기번호표 발행 서비스 등을 탑재했다.
이밖에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도 IT 기술을 활용한 민원 상담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빅데이터 등 IT기술을 활용한 상담서비스 구축은 민원 감소라는 1차적인 취지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분석하면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신한·국민·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6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3분기 민원 건수는 620건으로, 1년 전(667건)보다 7% 감소했다.
시중은행들이 소비자 민원 시스템에 빅데이터 등 다양한 IT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신한은행 콜센터 직원이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을 활용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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