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자산운용사의 소규모 펀드 정리 작업이 내년 2월까지 1년 연장 시행된다. 다만, 업계에서 불합리하다고 지적된 사항을 반영해 소규모 펀드 비율 산정방식을 합리화하고, 신규 펀드 설정이 제한되는 사유를 '소규모 펀드가 2개 이하인 운용사'로 변경하기로 했다. 소규모 펀드 비율 5% 목표는 그대로 유지된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반영해 소규모 펀드 모범규준을 연장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금융당국은 수익률 관리 소홀과 경영비효율을 초래한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 초부터 5% 비율을 목표로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펀드 정리 작업을 해왔다.
소규모 펀드 모범규준 변경. 자료/금융위원회
앞으로는 소규모 펀드 비율 산정 기준이 변경된다. 종전에는 설정후 1년이 경과하고, 원본 50억원 미만의 펀드를 공모추가형 펀드로 나눈 값으로 비율을 산정했다. 하지만, 이 경우 소규모 펀드를 감축(분자 감소)하지 않더라도 신규 펀드 설정(분모 증가)을 통해 이 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 때문에 분모값 역시 설정후 1년이 경과한 공모추가형 펀드로 정해 신규 펀드 설정이 소규모 펀드 비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중·대형 운용사와 소형사간 형평성 문제도 개선된다. 금융당국이 설정한 소규모 펀드 목표 비율이 5%인데, 이에 미달할 경우 운용사에 신규 펀드 설정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전체 공모추가형 펀드가 10개 이하이면서 소규모 펀드가 5개 이하인 소형 운영사의 경우 목표 비율에 못미치더라도 신규 펀드를 설정할 수 있다는 예외를 인정했다. 이 때문에 설정 제한이 없는 소형사의 소형펀드 비율이 80%에 이르거나 그 수가 오히려 증가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반면, 공모추가형 펀드수가 11~39개인 중·대형사는 5% 비율을 맞추기 위해 소규모 펀드를 1개 이하까지 감축해야 하는 등 형평성 잡음이 있었다.
변경된 모범규준에 따르면, 공모추가형 펀드 수와는 무관하게 소규모 펀드가 2개 이하일 경우, 목표 비율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신규 펀드 설정을 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형사에게는 소규모 펀드 정리를 유도하고, 중·대형사도 정리가 어려운 사유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역외재간접 펀드에 대해선 산정 기준을 변경해달라는 것과 정리대상에 세제혜택 펀드는 제외해달라는 업계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투자자와의 분쟁소지, 중소형 운용사의 경우 유사펀드가 없어 정리가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정리대상에서 세제혜택 펀드를 제외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에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정리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는 소규모 펀드가 많지 않고, 소규모 펀드를 보유한 운용사간에 형평성 문제가 있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범규준이 변경됨에 따라 신규 펀드 설정 제한에 새롭게 해당하는 운용사의 경우 오는 5월까지는 이행기간을 부여한다. 반대로 신규 펀드 설정이 가능해지는 운용사에게는 기준총족을 증명하는 즉시 펀드 설정을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새로운 모범규준에 따른 실적을 5월, 9월, 12월말 점검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위와 금감원은 지난해 2월부터 '소규모 펀드 정리 활성화 및 신설 억제를 위한 모범규준'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15년 6월말 36.3%(815개)에 달했던 소규모 펀드 비율은 2016년 12월말 7.2%(126개)까지 하락했다.
소규모 펀드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어려워 분산투자가 곤란하고, 펀드매니저의 관리 펀드수 과다로 수익률 관리가 소홀하다는 문제가 있다. 또, 펀드규모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고정비용 때문에 펀드규모가 작을 수록 비용은 높아지는 구조인데다, 유사한 콘셉트의 펀드가 난립하면서 투자자의 상품 신뢰가 하락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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