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 "교육감 선거연령 16세까지 낮춰야"
18세 선거연령 논의 이번에 일단락 짓고 가야
2017-02-13 17:03:26 2017-02-13 18:07:11
[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선거연령을 기존 19세에서 18세로 낮추는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교육감 선거연령도 16세까지 낮추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18세 선거연령과 관련해서는 이번에 논의를 마치고, 중기적으로 오는 2018년 지방선거부터나 다음 국회의원 선거 때부터라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 교육감을 비롯해 서울지역 청소년 참여기구협의회 18세 선거권 특별위원회 소속 학생들이 함께했다. 학생들은 조 교육감에게 선거연령 인하와 관련한 각자의 견해를 밝히고, 이에 대한 답변을 들었다.
 
첫 발언자로 나선 차민지 양은 "OECD 가입국 중 한국만 만 19세로 선거연령이 낮다"며 "세계적 추세를 따르는 걸 옳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청소년 선거권)을 세계가 인정하는 것이고 학생들도 생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고등학교 사회교과서에 나오는 민주주의, 정치 등을 단순히 교과서로만 배우라고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선거연령 하향은) 고등학교 사회교육, 민주주의 교육의 현장교육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성세대가 자꾸 교과서만을 통한 죽은 교육을 하라고 하는데, 오히려 직접 배우면서 참여 관찰하는 좋은 계기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혁 군은 "18세 선거권은 어른들의 이해타산에 따라 제한됐고, 결과적으로 청소년들의 참정권리 인식 부족과 실용적인 교육의 부재 때문이라고 말하는 일부 청소년들도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일부에서 특정정치 유불리에 따른 선거권 확대 논의 아니냐. 정치적 이해타산의 산물 아니냐고 얘기하는데, 이왕 이번에 18세 선거연령 얘기 나왔으니 일단락 짓고 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시점에 대해서는 "다음 지자체 선거나 국회 선거부터 할 수도 있고, 4~5년 후로 준비할 수 있다"며 중기적인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또 조 교육감은 교육감 선거권 부여 연령을 16세까지 낮추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실제로 OECD 가입국 중 독일이나 뉴질랜드, 스위스 일부 주에서는 선거연령을 16세까지 낮추는 추세"라며 "우리가 세계 표준을 얘기하는데, 왜 이 선거권에 대해서만 대한민국은 세계 표준에 맞게 못 바꾸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교육감은 결국 부모가 뽑는데, (교육감 선거 연령을)16세까지 낮추면 집에서 부모와 토론도 가능하고, 정책을 살펴보게 될 것"이라며 "청소년 목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우리 선거연령도 점차 내려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참여 학생들은 18세 선거권 부여에 대한 일부 반대의견을 설명하며 조 교육감에게 질문을 이어갔다.
 
박도현군은 "대한민국에서 18세가 되면 단 한 가지 투표를 못 한다"면서 "우리나라 교육 제도상 18세 선거권 부여는 시기상조라는 입장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전형적인 시기상조론"이라며 "이미 고등학생들은 주최로 성장했고, 이번 촛불집회 과정에서도 학생들의 변화된 주최성과 참여 행동 의지도 충분히 표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등학교 전체도 아니고 18세에 한해 굳이 시기상조라고 얘기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만시지탄"이라고 평가했다.
 
청소년이 무책임한 결정을 내릴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조 교육감은 "선거 자체가 때로는 비합리적 의견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일 수도 있고, 때론 편견에 기초한 투표이다. 그 전체가 종합돼 국민 의사로 집결한다"며 "그런 점에서 나이 어린 국민의 의견도 국민 전체 의견 속에 투영돼는 게 전혀 이상할 게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서울지역 청소년 참여기구협의회 18세 선거권 특별위원회는 18세 선거권 허용을 포함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즉각 처리를 요구하는 농성을 시작할 계획이다.
 
 
13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청소년들이 선거연령 하향에 대해 간담회을 갖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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