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현대차(005380)가 환율하락과 시장점유율에 대한 우려로 주가 조정을 받고 있다.
8일 현대차는 10만6000원의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올들어 12.8%가 내렸다. 지난해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주도주 역할을 무색하게 만든다.
이런 현대차에 대해 증권업계는 '조정 시 매수'와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 기관조정 왜?
이번 현대차 주가 조정은 기관이 주도하고 있다. 기관은 올들어 5일 연속 현대차를 내다 팔고 있다. 그동안 먹을 만큼 먹었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게 증권가 전문가들의 풀이다.
현대차는 작년 12월 한달간 21%나 오르는 등 같은 기간 벤치마크대상인 코스피 상승률 8.5%를 2.5배 가량 웃돌았다.
외국인 점유율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까지 현대차로 수익을 냈던 기관들이 차익실현으로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양상이지만 외국인 비중이 낮은 편이어서 외국인이 들어오면 다시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 환율과 시장점유율 문제될까?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9원 내린 1130.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달들어 지난달말부터 30원넘게 폭락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수출주인 현대차에 악재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엔화 약세까지 가세했다. 해외시장 경쟁 상대인 일본 완성차 업체의 수혜가 예상되는 반면 현대차에게는 더욱 다급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도요타와 폭스바겐, GM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며 현대차는 궁지에 몰리고 있다.
한 증시전문가는 "현대차는 내수보다 해외쪽 매출이 더 많이 잡히는 데 환율이 하락국면이면 그만큼 매출에서 깍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언제까지 얼마큼 떨어질지 확실할 수 없는 현대차를 좀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대차 주가의 지지선은 10만원이라며 오히려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주장도 있다.
신정관 연구원은 "1월 판매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고, 환율이 1150원대 수준에 머물러 준다면 주가는 반등할 것"이라며 지지선으로 10만원을 제시했다.
박화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과거 환율이 900원대였던 당시의 원가절감을 하며 차를 만들었다"며 "이를 계산하며 차를 생산하기 때문에 아직 환율로 우려할만한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YF소나타나 투산ix의 실적이 실질적으로 나오는 오는 3월에는 현대차의 뚜렷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28일 작년 4분기 실적 공개..사상 최대매출 달성 기대감 '솔솔'
증권업계는 현대차가 지난 4분기에 최대 매출을 달성했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현대차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9조4000억원과 701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5%와 20.7%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내외 자회사 경영실적 호전으로 분기 순이익은 사상 처음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업이익보다 순이익이 더 큰 이유는 기아차의 턴어라운드와 해외공장 가동 극대화로 지분법 이익이 크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올해 세계 자동차업체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재상승할 수 있으며, 이머징 마켓에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최근 주가 조정은 매수의 기회"라고 조언했다.
현대차의 실적발표는 오는 28일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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