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핵심 쟁점이었던 전력 특례를 사실상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습니다. 특별법 제정이 더 늦어지면 AI 인프라 투자 유치와 산업 경쟁력 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다만 실제로 전력 특례가 제외되면 산업계 반발이 예상되는 한편, 전력 특례 외 규제 완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어 법안 처리까지 진통이 예상됩니다.
4일 국회와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법사위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조만간 심의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해당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14일 부처 간 이견이 있는 쟁점 사안들은 법사위에서 추가 논의하고, 상임위에선 신속한 법안 처리를 위해 우선 통과시킨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특별법 시행 시기도 국회 통과 이후 1년에서 9개월로 단축하는 등 입법에 속도를 냈습니다.
과기정통부도 특별법 제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액화천연가스(LNG) 전력구매계약(PPA) 특례에 대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전력계통운영 부담과 제도 형평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이견이 계속되면서 이 특례를 제외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습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장은 지난달 28일 과방위 전체회의 현안질의에서 "LNG PPA 조항 때문에 법 통과가 지연되는 것보다 이를 철회하더라도 종합적으로 접점을 찾은 특별법 통과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AI 데이터센터 정상 투자와 필요 전력 공급을 안정되게 진행하겠다는 것이 기후부 입장"이라며 "기업들의 수요나 입장을 직접 확인한 결과, 수요 대응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면 PPA가 관건이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별법은 AI 데이터센터 지원을 위한 입지 규제 완화와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행정 절차를 지원하고, 전력과 용수 등 기반 시설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특히 대규모 전력 소비가 필수적인 데이터센터에 대해 PPA 특례가 핵심 조항으로 꼽혔습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도 앞서 "AI 데이터센터 산업의 핵심은 전력 문제"라며 "LNG PPA 특례는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부와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우선적인 특볍법 제정을 통해 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하는 게 낫다는 판단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과기정통부의 속도전에도 이번 특별법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이 전력 특례를 포함해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산업계 의견은 적극 반영된 반면, 기후와 에너지 등 환경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 장치는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차원에서 AI 인프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과기정통부가 특별법을 우선 제정하고 세부 방안들은 추후 보완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 같다"면서도 "데이터센터 전력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고 산업계 요구도 분명한데, 이 부분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특별법이 제정된다 해서 실질적인 정책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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