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대형 입시학원이 댓글부대를 동원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조직적인 불법 홍보성 댓글을 달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모임(사정모)’와 일명 ‘삽자루’로 잘 알려진 수학강사 우형철씨는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터넷 강의업체인 ‘이투스교육’이 G홍보업체를 통해 일타강사(1타강사)들에 대한 집중적인 홍보성 댓글을 달게 했다고 밝혔다.
일타강사란 학원가에서 강의를 가장 일찍 마감하거나 소속 학원에서 담당하는 과목 매출이 1등인 강사를 가리키는 용어다.
이날 우진우 사정모 공동대표는 “지난 두 달간에 확인 절차를 거친 끝에 이투스교육이 김형중 대표이사의 결제 아래 홍보업체 G사에게 5년간 10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고, 이투스교육 소속인 설민석(국사), 최진기(사회탐구), 신승범(수학), 심우철(영어) 등 스타강사들을 불법적으로 홍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보업체 G사는 아르바이트생 수십 명을 고용해 아이디 수백 개를 생성하고, 수험생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이투스교육 소속 강사들을 홍보하도록 지시했다”며 “이투스교육이 지명하는 경쟁학원의 강사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댓글 수만 개를 달게 했다”고 말했다.
사정모에 따르면 이투스교육은 G홍보업체에 구체적인 활동 지침서를 전달하고, 소속 스타강사들에게도 댓글부대의 활동 내용을 수시로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강사들 역시 구체적인 댓글 내용을 홍보업체에 요구하거나 댓글부대 활동을 수시로 점검해왔다.
만약 사정모의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최근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린 설민석과 최진기 등 소위 스타강사들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정모 고문변호사를 맡은 강용석 변호사는 “이투스교육과 김형중 이투스교육 대표, 설민석 등 소위 일타강사들은 업무방해나 명예훼손, 표시광고법과 관련한 민형사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변호사는 홍보업체에 고용된 아르바이트생이 일명 ‘뉴빵카페’, ‘일베’, ‘디시’ 등에서 활동한 증거 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이들 댓글부대는 수험생으로 가장해 자신이 담당하는 스타강사의 강의를 홍보하는 글을 게시하고, 본인이 작성한 글에 또다시 댓글을 다는 형식으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날 강 변호사는 이투스교육과 홍보업체 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면계약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면계약서상에는 ▲실명 인증 아이디 생성 및 유지비 300만원 ▲알바생 섭외 및 관리비_홍보조 3명(각 180만원), 공격조 2명(각 230만원) ▲PC방·교통비·모텔비·위험수당비 100만원 등 구체적인 비용이 명시돼 있었다.
지난 2012년 8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이투스교육 소속 강사로 활동한 우형철씨는 “이투스 교육에 소속돼 일할 당시 이투스 교육이 계속해서 불법홍보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해 김형중 대표와 정성호 본부장, 몇몇 일타강사들에게 해당 사실을 물었다”면서 “그들은 뻔뻔스럽게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잡아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터넷강의는 수많은 수험생에게 희망을 줬는데, 이투스교육 같은 비양심적인 업체가 지금처럼 업계를 좌지우지하는 현실이 계속된다면 더 이상 인강 시장에 희망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투스교육은 지난 2일 공식 입장을 통해 “설민석 등 이투스교육 소속 강사가 댓글 알바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연관이 있는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이투스교육과 소속 강사의 이미지를 훼손하고자 하는 행위는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사정모 고문변호사를 맡은 강용석 변호사(오른쪽)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투스교육 불법홍보댓글과 관련해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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