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당장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실질적으로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과 국내의 규제정책·주택 공급과잉 상황 등이 맞물리며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15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은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존 0.50~0.75%인 기준금리를 0.75~1.00%로 0.25%포인트 상향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이와 함께 연준은 올해 두 차례(6월, 9월)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미 금리인상으로 국내 주택시장에 부는 여파는 사실상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미 금리인상은 예견된 사안이며 국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곧바로 따라 올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지만 올해 한국의 금리인상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번 미 금리인상 만으로 시장에 지나치게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44조원을 넘어섰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째 1.25%로 동결돼 있다. 하지만 이미 미 금리인상에 따른 기대가 선반영되면서 지난 1월 가계대출 금리는 연 3.39%로 5개월째 상승하는 추세다.
다만 내부적으로 정부의 11.3 대책과 금융권의 중도금 대출규제 강화, 주택 공급과잉 등에 따른 영향은 하반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5월 대선을 앞두고 대선 주자들은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중심으로 세제 개편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현재 부동산 보유세가 국제 기준보다 낮다"며 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국토보유세(연간 15조원)를 신설해 전 국민에게 매년 30만원씩 기본소득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인정비율(LTV)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월세 상한제와 후분양제 등 주거안정책 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 팀장은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하반기 시장이 위축될 요인이 있다"며 "소비자들이 좀 더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미국이 금리를 올렸더라도 한국의 금리 인상은 어려워 침체보다는 부동산 시장의 둔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의 거래량 둔화가 예상되나 임계점을 지나지 않는 한 가격 급락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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