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우환 화백의 위작을 판매해 돈을 챙긴 일당이 추가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후균)는 김모씨와 구모(여)씨, 박모씨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위조사서명행사 등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이 화백의 그림 2점을 모작하고, 이 화백의 사서명(그림에 적는 개인 서명) 4점을 위조한 후 H갤러리에 팔아 총 19억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갤러리를 운영했던 김씨는 이 화백의 작품인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가 단색화 열풍을 타고 고가에 거래되자 지난 2012년 말 화가인 박씨에게 진품을 모작하자고 제안했고, 박씨는 이를 승낙했다.
김씨가 이 위작의 판매를 위탁한 다른 갤러리 운영자는 H갤러리 이사인 A씨에게 마치 이 화백이 직접 그리고 서명한 작품인 것처럼 속여 판매해 2013년 2월 2차례에 걸쳐 8억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김씨는 판매를 위탁한 운영자가 위작 관여 전과 등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부인인 구씨에게 가격 조율과 전달, 연락 등의 역할을 맡겼다.
이들은 또다시 이 화백의 작품인 것처럼 A씨를 속인 후 다른 위작을 팔아 H갤러리로부터 그림 대금 명목으로 같은 해 12월 2차례에 걸쳐 10억5000만원을 송금받았다.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그림 소장자인 것이 밝혀지면 위작인 것으로 의심받을 것을 우려해 한 종교재단의 회장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그림의 출처를 허위로 만들기로 공모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지난해에도 이들은 이 화백의 위작을 판매한 것이 드러나 김씨와 구씨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위조사서명행사 등 혐의로, 박씨는 사서명위조 혐의로 그해 11월30일 서울중앙지법에 모두 구속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중 김씨는 2002년 7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위조사서명행사 혐의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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