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반, 우려 반'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대부분 근로조건 열악…노인 일자리도 개선 필요
2017-06-08 16:11:39 2017-06-08 16:11:39
[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정부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정책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보육·요양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분야는 확대가 필요하지만, 현재 민간을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는 대부분의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저임금,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질 낮은’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5일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4만6870개의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를 신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일자리 증가가 예상되는 주요 사업은 노인일자리 3만명, 치매관리체계 구축 5125명, 어린이집 확충 2070명, 보육교직원 인건비 및 운영지원 5000명, 장애인활동지원 1000명, 노인돌돔기본서비스 603명 등이다.
 
사회서비스 확대 자체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은 “공공부문에서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지금보다 더 늘어나야 한다. 현재는 보육·요양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돌봄서비스가 민간시설 위주로 공급되고 있다”며 “그게 일자리 측면에서 얼마나 괜찮은 일자리가 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기본적으로 복지 전담 공무원을 늘리고 사회서비스를 공공부문이 흡수하는 데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일자리의 질이다. 그나마 민간부문보다는 낫지만 사회서비스 분야 전반의 근로조건이 열악한 탓에 공공부문의 상황도 썩 좋진 못하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번 추경에서 어린이집 보조교사는 일 4시간 월 81만1000원, 대체교사는 일 8시간 월 177만4000원으로 급여가 책정됐다. 노인돌봄의 경우도 급여가 생활관리사는 일 5시간 월 84만8000원, 서비스관리자는 일 8시간 월 155만6000원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4월(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 상용 5인 이상 전체 사업체 노동자의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339만3000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지난 7일 입장발표를 통해 “새 정부는 일자리의 확충과 함께 노동법에 의한 권리도 보장받고 있지 못한 사회서비스 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대한 부분 역시 반드시 이번 추경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만개가 확충되는 노인일자리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선진국에선 노인일자리 사업을 할 때 노인들이 젊었을 때 했던 일과 연계해 생산성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렇게 노동 욕구를 발생시키는 등 심리적 변화를 유도한다”며 “반대로 우리나라의 노인일자리는 아직까지 적당히 시간만 때우면 용돈을 주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기본적으로는 노인들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며 “공공부문이 모든 일자리를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으니 사업을 민간과 연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오전 국가 치매책임제와 관련해 서울 강남구 국민건강보험 서울요양원을 방문해 텃밭공원에서 원예치료중인 치매환자, 영화배우 박철민씨와 화분을 만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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