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원전 중심 발전정책 폐기"
탈핵시대 공식 선언…"월성 1호기도 폐쇄할것"
2017-06-19 14:20:32 2017-06-19 17:16:50
[뉴스토마토 최한영·이해곤기자] 국내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전 1호기가 19일 영구 정지에 들어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신규 원전 건설계획 백지화와 기존 원전 설계수명 연장 불허 방침을 나타냈다. 원전 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까지 시사함에 에너지정책의 대폭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두 번째 원전인 월성 1호기에 대해서도 “전력 수급상황을 고려해 가급적 빨리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982년 운영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2012년 설계수명을 다해 가동이 중단됐지만 2015년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오는 2022년까지 가동해도 좋다’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재가동 중이다. 문 대통령은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 가동을 연장하는 것은 선박운항 선령을 연장한 세월호와 같다”고 지적했다.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에 대해서도 “안전성과 함께 공정률과 투입 비용, 보상 비용, 전력 설비 예비율 등을 종합 고려해 빠른 시일 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서는 건설 중단이 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따라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원전들은 줄줄이 가동정지의 기로에 서게 됐다. 운전 연장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태에서 가장 먼저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것은 고리 2~4호기(2023~2025년)다. 한빛 1·2호기도 각각 2025년과 2026년이면 원전을 멈춰야 한다.
 
한편 국내 첫 영구정지 원전인 고리 1호기는 해체계획서가 승인되는 2022년부터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들어간다. 원전이 완전히 해체 되는데까지 최소 15년이 걸릴 전망이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발표한 '고리 1호기 해체' 로드맵에 따르면 고리 1호기 해체에는 사용후핵연료를 제거하고 곧바로 해체에 들어가는 '직접 해체' 방식이 사용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이 열린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이해곤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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