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년 2차례 금리 인상시, 한국 내년부터 부정적 영향"
한경연 "한국도 기준금리 미국 수준에 맞춰 올려야"
2017-06-21 15:51:36 2017-06-21 15:51:36
[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미국이 2020년까지 매년 두 차례 이상 금리를 인상하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에 우리도 올해까지는 미국의 금리수준에 맞춰 금리를 인상하고 내년부터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금리인상 시기의 우리나라 통화정책 점검' 보고서에서 "미국이 향후 3년에서 4년간 최대 3.5%까지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기간 동안 우리 통화당국은 경기회복과 물가안정, 해외자본유출과 국내신용경색 우려 사이에서 균형 잡힌 금리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포지션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미국은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고, 연내 추가 금리인상은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감세와 정부투자확대에 따른 재정적자 전망이 확대되면서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은 확실시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기조는 기준금리 수준이 3.0%대에 이를 때까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경연은 지난 1995년부터 2016년까지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변화에 우리 경제의 실물·금융부문이 어떻게 반응해왔는지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2017년부터 2020년 기간 중 미국이 매년 금리를 두 차례 이상 올린다고 가정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했다.
 
분석결과 미국의 금리인상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올해 말까지는 비교적 미미한 수준에 그치겠지만 2018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추정됐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실물부문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금융부문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보다 더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금융부문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물부문의 경우 2017년부터 2020년 기간 중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가치 상승으로 수출이 확대돼 실질경제성장률은 상승하는 반면 물가상승률은 크게 오르지 않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구결과 한국의 실질경제성장률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오히려 0.11~0.47%포인트 오르는 경향이 있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은 미국경제의 고용 및 투자지표가 좋은 때이므로 이것이 우리경제에 주는 넘침효과 때문일 수도 있다. 외국인채권자본의 유출이 발생하고 국내신용시장은 위축되지만 실질성장률은 오히려 오르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든다.
 
이와 달리 금융부문은 올해까지 미국 금리인상이 국내금융시장에 미치는 하방 압력은 미미하고 자본유출도 크지 않지만 2018년부터 부정적인 영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1분기 주식자본 순유출 압력이 GDP대비 0.17%포인트, 채권자본은 0.12%포인트 가량 커지는데 2020년 1분기에는 주식자본 0.32%포인트, 채권자본의 경우 0.22%포인트에 이른다. 국내신용시장의 위축 정도도 2018년 1분기부터 눈에 띄게 확대돼 2019년부터는 GDP대비 0.10%포인트 가량 대출금 증가율이 줄어든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성훈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행은 2018년 이전까지 국내 기준금리를 미국의 금리인상 수준만큼 빠르게 올리고 금융부문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되는 2018년부터 속도를 늦추는 방향으로 금리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미국의 금리인상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고 국내 금리인상을 늦출 경우, 내년부터 급격하게 금리인상 압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까지는 최소한 미국의 금리 수준만큼 우리도 금리를 인상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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