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이 다시 한 번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되면서 중도사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해당 사건이 특수1부에 배당되면서 이전과 다른 강력한 수사가 예고되고 있어서다. 특수1부는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실체를 파헤치고 박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하는 데 핵심역할을 한 부서다.
26일 업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과정에서 ‘적폐청산’의 의지를 드러냈던 만큼 앞선 국정농단 조사에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일부 인사에 대한 검찰의 조사는 앞선 조사보다 깊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과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재직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KEB하나은행 인사 개입 혐의에 공모한 혐의로 지난 2월 한차례 특검의 조사를 받은데 이어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가 다시 한 번 관련 의혹에 대해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하면서 검찰의 재조사를 받게 됐다. 아직 소환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검찰은 조만간 정 이사장을 불러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검찰 수사를 이전보다 더 무게감 있게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이번 사건을 특수1부에 배당한 것을 예사롭게 보고 있지 않은 것이다. 고소·고발 사건은 주로 형사부가 맡아 수사를 담당하는데 이를 권력형 공직부패·뇌물 등을 주로 수사하는 특수부에 맡긴 점이 이전과 다른 검찰의 의지가 드러났다는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 소문으로만 있었던 권력실세와의 유착에 대한 의혹들을 검찰이 얼마나 강도 있게 수사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벌써 두 번째 조사인 만큼 한계에 직면해 퇴진의사를 밝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면 당분간은 직무권한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거래소 내부규정에 따라 이사장의 부재 시 경영지원본부장(부이사장)이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앞서 김봉수 전 이사장도 잔여임기를 두고 사의를 표명한 이후 당시 강기원 경영지원본부장이 직무를 대행한 바 있다. 작년 10월1일 거래소 이사장에 취임한 정 이사장은 임기가 오는 2019년 9월30일까지로 2년3개월 가량 남아있다.
거래소 측은 앞서 이와 관련해 한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어 새로운 사항은 아니라면서도 향후 검찰 조사가 진행되는 만큼 경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도 불안감은 흘러나오고 있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계속해서 의혹들이 불거지면서 내부에서도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다시 한 번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됐다. 과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재직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KEB하나은행 인사 개입 혐의에 공모한 혐의와 관련된 것인데, 앞서 특검에서 지난 2월 한차례 조사를 받은데 이어 두 번째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중도사퇴 가능성이 점증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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