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가운데)이 28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존 라이스(왼쪽) GE 부회장, 헤럴드 햄(우측) 콘티넨탈리소스 회장과 미국 셰일가스를 중심으로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MOU를 체결했다. 사진/SK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SK가 향후 5년간 미국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최대 5조원으로 투자금액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미국 셰일가스 개발 및 판매, 글로벌 발전설비 공급 프로젝트 등이 주된 투자 내용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2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GE, 콘티넨탈리소스(이하 콘티넨탈)와 미국 셰일가스 사업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는 GE와 미국 내 셰일가스를 개발하고, 아시아·남미·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미국산 LNG와 LPG를 판매하는 글로벌 공동 마케팅에 나선다. SK는 에너지를, GE는 발전설비를 공급하면서 프로젝트 정보와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한편, 한미 양국은 물론 동남아와 중동 지역에서의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발전 사업에도 협력한다. SK는 이와 함께 콘티넨탈이 확보하고 있는 셰일 개발에 대한 운영 역량과 정보를 활용, 미국 셰일 공동개발에 착수한다. 생산량의 증가가 예상되는 셰일을 활용해 사업 기회를 탐색하기로 했다. 이 같은 포괄적 사업 협력은 SK의 미국 투자 내역에 담긴다. 추가적으로 3~5조원 규모의 잠재적인 투자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이번 MOU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첫날 성사되면서 새 정부 대미 외교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역내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추진 중이다. 한미 정상은 오는 30일 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해결을 비롯한 한미동맹과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댄다. SK의 투자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선물의 의미로, 문 대통령은 이에 따른 반대급부 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도 같은 날 미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에 3억8000만달러(약 4300억원)을 들여 가전공장을 짓기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최 회장은 “지속가능한 사업 협력을 위해서는 양쪽 당사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SK와 GE·콘티넨탈이 맺은 이번 MOU는 미국발 제2차 셰일혁명을 활용, 양국 기업은 물론 양국 정부까지도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차원 높은 글로벌 파트너링 모델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SK E&S는 지난 2014년 콘티넨탈로부터 3억6000만달러에 미 현지 가스전 지분 49.9%를 인수, 셰일가스 공동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이를 통해 SK E&S는 총 매장량인 7600만톤 중 지분에 해당하는 3800만톤 규모의 가스를 확보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1년간 수입한 천연가스 총량(약 3345만톤)보다 훨씬 많은 분량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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