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딸 정유라씨의 이재용 재판 증인 출석에 대해 "구치소에 있어도 (정유라의) 엄마다. 애가 새벽 2시에 나가서 뭘 어떻게 했는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17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자신의 재판에서 발언권을 얻은 최씨는 "특검이 애를 새벽 2시에 데리고 나간 건 잘못했다. (특검이 정씨를) 협박하고 압박해서 두 살 아들을 두고 나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씨는 폐쇄회로(CC)TV를 (변호인에게) 확인해보라고 했다고도 증언했다.
앞서 최씨의 변호인은 미승빌딩 주변의 CCTV 장면을 언론에 공개하며 정씨가 특검에 회유당했다는 논리의 증거자료라고 주장했다. 영상에는 정씨가 이 부회장 재판 당일인 오전 2시 6분쯤 집에서 나와 승용차로 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최씨 측은 정씨의 증언 내용에도 문제가 있다며 이 부회장의 재판을 심리하는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에 정씨의 증언 녹취록을 송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최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정씨의 법정 출석부터 위법이라 정씨의 증언이 증거능력이 없다고 다투고 있다"며 "증언 녹취록을 확보해 분석한 뒤 대처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에 대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심리를 진행하는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는 "최씨가 이 부회장의 재판에서 정씨의 녹취록을 확인하고 증언하겠다는 입장인데, 정씨의 녹취록은 오늘 완성된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 전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말세탁' 전날 최씨와 삼성관계자들이 만났으며, 최씨가 삼성이 제공한 말을 '네 것처럼 타라'고 했다는 발언을 내놨다. 이 부회장 등은 최씨와 정씨에게 말 구매 비용 등 78억원 상당의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언론에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처음 산 마장마술용 말 살시도·비타나V·라우싱1233 등 세 필을 ‘블라디미르·스타샤’로 바꾼 혐의도 있다.
최씨는 오는 21일 열리는 이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원래 예정된 증인신문이 26일이고, 정씨의 증언으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삼성합병 안건과 관련해 국민연금 관계자들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었지만 불출석해 재판이 공전됐다.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7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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