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전문의약품 처방액(보험급여 약물)은 5조9070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6396억원) 대비 5% 성장했다.
전문의약품은 제약사에게 전체 매출을 좌우하는 주력 사업이다. 전체 매출에서 전문의약품 부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문의약품 처방액은 회사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인 셈이다.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21조원(생산 기준)에 달한다. 이중 전문의약품이 80%, 일반의약품이 20% 비중을 차지한다.
상반기에는 한미약품과 종근당이 경합을 벌였다. 한미약품은 처방액 2304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종근당이 226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양사의 처방액 차이는 약 36억원에 불과하다. 2010년에는 대웅제약, 동아에스티가 시장 1위를 다퉜다. 7년만에 한미약품과 종근당 중심으로 전문의약품 시장 순위가 바뀐 것이다. 의약품 약가를 절반으로 깎는 일괄 약가인하와 영업 환경을 위축시킨 리베이트 정책이 제약업계 순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과 종근당은 개량신약 등 R&D 투자를 강화해 먹거리 확보에 성공했다. 신제품들이 연이어 시장에 안착하면서 전체 처방액 성장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새롭게 선보인 고지혈증 복합제 '로수젯(상반기 178억원)'과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한미탐스(47억원)의 처방액이 전년비 두배 이상 늘었다. 종근당은 뇌기능개선제 '종근당 글리아티린(222억원)'이 전년비 53% 성장해 단숨에 대형약물로 자리잡았다. 신제품인 당뇨병치료제 '듀비에(84억원)'와 고혈압치료제 '딜라트렌 에스알(72억원)'도 각 10%, 21% 성장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줄곧 전문의약품 순위 1위를 달리던 대웅제약은 상반기 5위로 내려앉았다. 대웅제약은 처방액(1848억원)이 전년비 4% 감소해 하락세다. 동아에스티는 8위까지 떨어졌다. 처방액(1313억원)이 전년비 11%나 줄었다. 경쟁 제품의 등장과 주력 제품의 노후화로 처방액 성장률이 둔화됐다.
전문의약품 처방액 상위 10위 안에는 4개 국내사가 차지했다. 글로벌 제약사 중에선 화이자(2129억원)가 3위에 올라 가장 선전했다. MSD(1899억원)가 4위, 노바티스(1644억원)가 6위, 베링거인겔하임(1454억원)이 7위, 아스트라제네카(1312억원)가 9위, 길리어드(1260억원)가 10위에 올랐다. 이 밖에 국내사는 CJ헬스케어(1211억원),
유한양행(000100)(1189억원),
한독(002390)(1163억원),
삼진제약(005500)(1000억원)이 선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창사 처음으로 전문의약품 연 처방액 1위를 노리고 있다. 종근당도 2년 연속 1위를 목표로 하고 있어 경쟁 구도가 치열하다"며 "경쟁사보다 빠른 복제약 출시, 개량신약과 복합제 개발 등 공력적으로 R&D를 강화하는 회사가 전문의약품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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