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임지훈 분사전략 통했다…카뱅 타고 기업가치 고공행진
카카오뱅크 초기 돌풍과 분사전략 따른 계열사 흥행에 기대감 상승
2017-08-17 06:00:00 2017-08-17 06:00:00
[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카카오(035720)가 카카오뱅크의 기대감과 실적 개선 등의 영향으로 한동안 요지부동이었던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이는 임지훈 카카오 대표의 ‘분사전략'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분사전략은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투자유치도 쉬워 카카오 계열사들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7월27일 출범한 카카오뱅크에 대해 시장의 관심과 기대감이 계속되면서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2주만에 200만 계좌를 돌파하는 등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이사회에서는 5000억원의 조기 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의 출범 초기 돌풍 배경은 우선 우선 젊은층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이모티콘 캐릭터와 카카오톡과 연계된 송금기능 등 이용자 친숙도를 높이는데 카카오톡 자체의 플랫폼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인터넷은행이 가질 수 있는 낮은 수수료와 진입장벽이 낮은 대출상품 등 차별화된 상품과 혜택을 극대화 시킨 것이 적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절차를 간소화시키고 모바일 편의성을 높이면서 차별화를 꾀한 것이 기존 금융권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출범 이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단기적인 수익성이나 금융권의 판도 변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카카오톡(메신저), 카카오페이, O2O(온·오프라인 연결), 광고, 컨텐츠 등 다양한 카카오 플랫폼 내의 트래픽과 사용성 확대를 통한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
 
카카오는 이날 기준 14일 보다 1.33% 증가한 11만4500원으로 장 마감했다. 이날 기준 카카오의 시총은 7조7609억원에 달한다. 지난 7월10일 코스닥 시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카카오는 당시 이미 관련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상승세를 탔다. 카카오는 이전 상장 첫날 6조9137억원 규모의 시총을 기록했다. 이후 강세를 지속하며 이달 1일에는 12만4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고 시총은 8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런 배경에는 카카오뱅크 초기 돌풍외에도 임지훈 카카오 대표의 ‘분사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는 2분기에 연결기준 매출이 468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24.4%가 늘었는데 이 가운데 자회사의 매출이 절반에 가까운 224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임 대표는 지난해 9월 다음웹툰을 콘텐츠 자회사인 포도트리의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사하면서 분사전략의 물꼬를 텄다.
 
카카오는 올해 들어 분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월에 인공지능연구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만들었고 3월에 자회사 카카오메이커스를 설립해 카카오 본사의 주문생산 플랫폼사업을 이관했다. 4월에 간편결제서비스 카카오페이를 별도의 자회사로 분할했고 5월에 택시, 대리운전, 내비게이션 등 교통(모빌리티) 관련 사업을 분사해 8월1일 카카오모빌리티로 출범했다.
 
분사한 자회사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포도트리의 경우 웹툰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지 이용자가 올해 2분기에 130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만 명이 늘어났다.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지 일본판인 ‘피코마’도 1일 이용자 수가 80만 명으로 불어났다.
 
카카오페이는 2분기 기준 가입자가 1680만 명으로 1분기 1450만 명보다 230만 명이 늘어났다. 카카오페이 가맹점 또한 1분기 1800곳에서 2분기 2560곳으로 불어났고 거래액도 4000억원에서 46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카카오페이 간편송금은 4월 분사 이후 매달 송금액이 100억 원씩 늘면서 7월 송금액이 980억 원을 넘어섰다.
 
카카오는 조만간 선보이는 통합인공지능플랫폼 ‘카카오아이’를 통해 카카오의 모든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결합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기존의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O2O 등과 시너지를 발휘 할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의 젊은 감각도 한몫했다. 올해 만 37세인 임 대표는 카이스트(KAIST) 산업공학과 졸업 후 액센츄어 IT애널리스트, NHN 기획실 전략매니저,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 케이큐브벤처스 대표이사직 등을 거쳐 2015년 당시 35세(1980년생)의 나이로 다음카카오 단독 대표직을 맡았다.
 
당시 업계에서는 기존의 대표들과 비교해 나이 어린 대표 선임에 대한 이견도 분분했다. 하지만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사람보는 안목은 적중했다.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대표 부임 첫해인 2015년 영업이익 885억원을 기록한 카카오는 지난해 1161억원으로 1년새 31.1% 증가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81.8%(172억원) 증가한 383억원, 2분기 영업이익도 446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68%로 증가하며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한해와 맞먹을 정도로 상승세가 뚜렷하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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