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장관 후보자 “부족하지만 공헌할 부분 있다” 사퇴 거부
정의당 “대통령 결단 촉구”…‘정의당 반대=낙마’ 공식 이번에도?
2017-08-31 16:18:32 2017-08-31 16:58:30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정의당이 반대하면 주요 장관 후보자가 버티지 못하고 잇따라 낙마하는 법칙이 이번에도 통할까. 정의당은 창조론 신봉,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에 휩싸인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31일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즉각적인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반면 박 후보자는 청문회 정면 돌파 의지를 나타냈다.
 
여야, 과학계, 종교계 등에서 사퇴 압력을 받는 박성진 장관 후보자는 이날 “나라에 공헌할 부분이 있다”며 자진사퇴를 거부했다. 박 후보자는 오후 2시 중소기업중앙회 2층 대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서 과거 소시민 때 여러 가지 행적, 흔적들에 의구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국민 여러분께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부족하지만 나라에 공헌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을 해명할 뜻을 밝혔다.
 
박 후보자는 “지금껏 어떠한 정치·이념적 활동을 한 적이 없다. 교육·연구와 벤처·창업생태계를 조성하는 활동을 하면서 이념·종교적 색채를 지닌 적 없다”며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을 반박했다. 또 "뉴라이트라는 말을 들어봤지만 어떤 운동인지 생각해본 적도 없고, 회원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고 박태준 포스코 회장과 기독교 신앙은 제 의식을 만드는 데 피할 수 없는 영향을 미쳤다”면서 “부끄럽지만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에 정치·이념적 성향에 대해 고민한 적 없고, 에너지의 99% 이상을 교육·연구 창업생태계 조성에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자녀의 이중국적 논란에 대해서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일할 때 둘째와 셋째를 낳았다. 그곳에서 살아야 해서 (미국에서도) 시민권을 등록했다”며 "아이들이 아직 만 15, 13세로 어리다. 스스로 판단할 때가 되면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겠지만 설득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인의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에 대해서는 ”바빠서 직접 챙기지 못한 불찰이라 생각한다.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에서도 사퇴 압력이 거센 가운데 정의당은 이날 “국민들이 후보자를 불신하는 마당에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면 방법은 하나다. 문재인 대통령의 즉각적인 지명철회뿐이다”라고 거듭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정의당은 전날에도 "박 후보자의 역사관은 문재인 정부의 철학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대한민국 헌법 정신에도 완전히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이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장관 후보자 지명에서 입각·낙마를 결정한 캐스팅 보트 구실을 해왔다는 점이 주목된다. 앞서 정의당이 지명 철회 또는 사퇴를 요구한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모두 버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일단 청와대는 박 후보자의 청문회를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자 또한 이날 “청와대 쪽은 소시민으로 살 때 그런 흔적들이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용기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은 이날 박 후보자의 장남이 2015년 사업관계로 얽혀 있던 민간기업 대표가 임대했던 서울 강남구 한 오피스텔에 위장 전입했다고 주장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서 최근 논란에 대한 해명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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