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일감 속 건설현장, 끊이지 않는 '안전사고'
건설노조 "징벌적 과징금과 처벌 뒤따라야"
2017-09-13 06:00:00 2017-09-13 06:00:00
건설 현장에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 11시 30분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지축지구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김모(67세)씨가 크레인 건설 자체에 깔려 숨졌다. 사고는 크레인 운전자가 밑에서 일하던 김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자재를 내려놓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지난달 26일 경기 평택 팽성읍 평택호 국제대교 교각 상판 4개가 무너진 사고가 발생해 산·학·연 전문가들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9일에는 충남 서산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하청 근로자가 추락사하는 사고가 일어나 현장 소장 등 2명이 안전관리 부실로 구성됐다. 지난 5월에도 서울 서초구 오피스 건설 현장에서 크레인이 H빔을 옮기는 과정에서 벨트가 풀려 근로자를 덮쳤고, 결국 한명이 사망하고 말았다.
 
건설 현장의 안전 사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산업 재해로 사망한 근로자 가운데 건설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현장의 작업 위험성이 월등히 높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8일 고용노동부의 ‘2017년 6월말 산업재해 발생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산재 사망자는 총 99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8명(9.8%) 증가한 수치다. 사고 사망자는 건설업이 265명(53.6%)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5~49인 사업장이 240명(48.6%)으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근로자가 166명(33.6%)으로 가장 많았고, 유형별로는 추락사가 194명(39.3%)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처럼 건설 현장의 사건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몰리는 일감이라는 주장도 있다. 지난 3~4년간 국내 주택경기가 호황기를 누리면서 건설 현장에 일거리가 몰렸고, 공기를 서둘러 진행하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건설사의 실적을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분기 상장한 대형 건설사 7곳의 영업이익은 총 9949억원이다. 지난해 2분기(8156억원)에 비해 21.9% 증가했다.
 
이처럼 건설사는 밀려드는 일거리에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건설 현장의 근로자들은 안전사고는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다시 말해 근로자의 안전을 담보로 건설사가 배를 불리고 있는 셈이다.
 
김왕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건설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사망재해가 다발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추락재해가 절반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락재해의 대부분이 작업발판, 안전난간 등 안전시설 설치소홀로 발생하고 있어, 안전조치 소홀 현장은 엄중조치하고 사업장에서 자체 개선할 수 있도록 추락예방대책 기술자료를 제작.배포하고 중.소규모 건설현장은 설치비용을 적극 지원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원론적인 얘기만 하고 있다”면서 “징벌적 과징금과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근로감독관이나 산업안전감독관이 건설사와 유착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는 행태에 대해 연대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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