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분기 선전…한중 관계 회복 조짐에 기대감
LG화학·삼성SDI 3분기 준수…한중 정상회담 개최에 반색
2017-10-31 17:09:40 2017-10-31 17:09:4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배터리업계 양강인 LG화학과 삼성SDI가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준수한 경영실적을 거뒀다. 최대 난제로 꼽혔던 중국과의 관계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더해지는 분위기다.
 
삼성SDI는 31일 매출액 1조7080억원, 영업이익 602억원의 3분기 경영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지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0%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앞서 지난 2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LG화학도 소형전지 사업구조 개선 및 자동차전지 매출 성장과 기초소재 부문 호조에 힘입어 매출액 6조3971억원, 영업이익 7897억원을 거둬들였다. 전년 동기 대비 71.7%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이끈 것은 분기 최대 영업이익(7553억원)을 달성한 기초소재지만, 전지 부문 역시 분기 사상최대 매출액(1조1888억원)이라는 성과로 일조했다.
 
흐름도 좋다. 삼성SDI는 지난 2분기 전지 매출 상승에 힘입어 7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3분기도 흑자 기조를 이어갔으며, LG화학도 2분기에 이어 3분기 전지 부분에서 흑자를 기록하며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4분기 고른 제품군의 무난한 판매 증가가 전망되는 가운데 업계 최대 악재로 꼽히던 한·중 관계가 회복 국면에 접어든 점은 대형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반도 사드배치로 경색된 양국 관계에 중국 정부의 노골적 견제를 받아온 국내 배터리업계가 양국 정상회담 개최 소식에 반색하고 있다. LG화학 중국 난징공장(왼쪽)과 삼성SDI 시안공장 전경. 사진/각 사
 
청와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다음달 11일부터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중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관계 개선과 관련된 모든 분야의 교류 협력을 정상궤도로 회복시키기 위한 첫 조치라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사드 배치 이후 노골적으로 국내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왔다. 배터리업계는 올해 총 9차례 발표된 친환경차 보조금 목록에서 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들이 모두 제외되는 피해를 입었다. 중국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보유한 LG화학과 삼성SDI의 현지 사업 타격도 불가피했다. ESS용과 해외 수출용 수요로 현지 생산물량을 소화 중이지만, 미봉책에 불과한 수준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소비국이다.
 
이에 따라 1분기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각각 14.7%, 6.7%였던 LG화학과 삼성SDI의 점유율은 지난 8월 11%, 5.8%로 각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배터리업체 CALT와 BYD의 점유율이 7.3%포인트, 3.7%포인트 상승한 것과 상반된다. ESS 시장에서 3분기까지 59%(LG화학 30%, 삼성SDI 29%)의 점유율로 견고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급성장 중인 차량용 배터리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은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때문에 업계는 이날 관계 봉합에 시동을 건 양국의 결정을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 업황 악화가 양국 정부 관계 경색에 기인했던 만큼 기업 입장에서 마땅한 해결책이 없었는데 이번 결정으로 숨통이 트이게 됐다”며 “기약할 수 없던 보조금 지급 명단 제외 해소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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