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e스포츠협회 자금 횡령' 전병헌 전 수석 비서관 등 구속기소
GS홈쇼핑 후원금 전달 경위도 수사 중
2017-11-29 15:56:24 2017-11-29 15:56:24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윤모씨 등 3명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지난 25일 윤씨 등을 업무상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윤씨 등은 지난 2015년 7월 협회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3억원 중 1억1000만원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윤씨 등이 빼돌린 협회 자금은 5억원이 넘는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으며, 이들의 나머지 혐의는 전 전 수석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반영해 종합적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22일 전 전 수석에 대해서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제3자뇌물)·뇌물수수·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 전 수석은 윤씨 등의 횡령 과정에 개입한 혐의 외에도 재승인을 앞둔 롯데홈쇼핑이 협회에 3억원을 후원하도록 하고, 롯데가 발행한 상품권을 가족이 사용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하지만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25일 "피의자의 범행 관여 여부와 범위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다"며 "관련 자료가 대부분 수집된 것으로 보이고, 관련자들이 구속돼 진술 조작 등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낮은 점, 피의자가 도망할 염려가 크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청와대 재직 당시 기획재정부가 협회에 20억원의 예산을 더 배정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포함해 보강 수사를 진행한 후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또 검찰은 GS홈쇼핑(028150)이 지난 2015년 협회에 전달한 1억원 상당의 후원금이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하고, 28일 GS홈쇼핑을 압수수색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어떤 과정에서 이례적인 후원금이 납부됐는지에 대한 경위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롯데홈쇼핑과 유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에 돈이 쌓이면 그중 일부를 윤씨 등이 공모해 세탁한 후 가져나갔다"며 "GS홈쇼핑도 윤씨가 개입한 정황이 있고, 상당 부분 조사된 내용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가 한국e스포츠협회의 자금 유용 정황을 포착하고 협회 사무실과 현직 청와대 A 수석비서관의 전 보좌관 윤모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에 들어간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수사관들이 압수품을 들고 사무실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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