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TC "세이프가드 적용시 삼성·LG 세탁기 수출 반토막"
2017-12-11 14:27:39 2017-12-11 14:27:39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미국 정부가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적용할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세탁기 수출이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TC는 지난 4일 세탁기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담은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ITC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권고안은 향후 3년간 매년 120만대를 초과하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첫해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2년 차에는 45%, 3년 차에는 40%를 적용하는 저율관세할당(TRQ)이 핵심이다.
 
ITC는 이달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권고안을 적용하면 "세탁기 수입이 절반으로 감소하면서 미국 세탁기 업체들의 판매량, 매출, 영업이익이 2016년 대비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ITC의 경제모형에 따르면 120만대 TRQ를 적용할 경우 세탁기 수입 물량이 2016년 대비 절반 아래로 감소하고, 수입 세탁기 가격은 3분의 1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TC는 월풀이 요청한 전체 수입에 대한 50% 관세는 소비자와 유통업체에 지나친 부담이 될 수 있어 채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안으로 내놓은 TRQ가 적절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삼성과 LG가 제시한 145만대는 미국의 세탁기 수입이 정점을 찍고 자국 세탁기 산업의 영업적자 또한 최고에 달했던 2016년 수입 물량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120만대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120만대는 세탁기 수입이 급증하기 전인 2012~2014년 평균 수입 물량을 바탕으로 산정됐다.
 
미국 라스베가스 홈디포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LG전자 세탁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 ITC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공장이 단순 조립공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부품 수입은 규제에서 제외해 달라는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월풀의 요청대로 세탁기 부품 수입을 애프터서비스와 수리에 필요한 수량으로 한정하면 현지 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장을 일부 수용해 세탁기 완제품과 같이 TRQ를 권고했다.
 
ITC는 5만대를 초과하는 세탁기 부품에 첫해 50% 관세를 부과하고 2년 차에는 7만대 45%, 3년 차에는 9만대 40% 관세를 적용한다. 이는 최근 애프터서비스와 수리 용도로 수입한 부품(1만6000대)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현지공장을 원활하게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여유분을 더한 것이라고 ITC는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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