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우리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건국으로, 건국 시작으로 보고 있다”며 보수진영 일각에서 제기하는 건국절 논란에 못을 박았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국 충칭시에 위치한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충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한 것은 문 대통령이 최초다.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임시정부는 우리 대한민국의 뿌리다. 우리 대한민국의 법통”이라며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래서 2019년은 3·1 운동 100주년이면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고, 그것은 곧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 된다”면서 “100주년 이 기간 동안 국내에서도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을 건립하려고 한다. 정부가 모든 힘을 다해 조기에 임시정부 기념관이 국내에서도 지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중국 각지에 흩어진 과거 우리 독립운동 사적지도 제대로 보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면서도 그 부분을 함께 협력키로 했다. 임시정부 청사는 다행스럽게 충칭시의 지원 덕분에 그래도 잘 보존이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차담회도 진행했다. 후손들은 충칭 임시정부 청사 보존을 위한 정부 노력에 감사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등록된 해외 독립사적지 1005개 가운데 464개가 중국에 밀집해있다.
차담회에 앞서 청사를 둘러본 문 대통령은 김구 선생의 흉상 앞에서 묵념했고, 청사 안내요원 설명을 들으며 청사에 전시된 김구 선생 활동 자료, 독립신문과 광복군 사료 등을 살펴봤다. 방명록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우리의 뿌리입니다. 우리의 정신입니다. 2017.12.16.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중국을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현지시각) 중국 충칭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찾아 김구 선생 흉상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이날 독립운동가들 추모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에도 노력했다.
문 대통령은 충칭의 한 호텔에서 ‘한·중 산업협력 및 제3국 시장 공동 진출’이라는 주제로 열린 ‘한·중 산업협력 충칭 포럼’ 연설에서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역내 국가간의 교역과 투자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신북방·신남방 정책은 역내 무역장벽을 낮추고 투자를 활성화하는 정책이다. 공동번영을 위한 경제 동반자 관계가 핵심”이라며 “이는 일대일로 구상의 5대 중점 정책 중 하나인 ‘무역창통’과 맥을 같이 한다”면서 우리 정부의 신북방·남방 정책과 중국 일대일로 구상을 연계해 전략적 한·중 경제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 겸 환담을 갖고 친분을 다지고 실질적 협력을 모색했다. 문 대통령은 “충칭은 역사의 도시일 뿐 아니라 앞으로 중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대단히 중요한 도시라는 것을 확인했다”며“한·충칭간 경제협력의 확대가 중국의 서부대개발과 중국의 균형발전에 아주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천 서기는 “문 대통령이 이번 중국 방문기간에 충칭시를 방문해주신 것은 깊은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역사적 관계를 기념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도 실무협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화답했다. 또 “대통령께서 충칭에 대한 따뜻한 말씀을 해주신 데 대해서 감사드린다”며 “처음 충칭을 방문한 것이지만 충칭의 역사 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도 깊은 식견을 갖고 있다. 큰 감동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충칭일정은 베이징현대차 충칭공장 방문으로 마무리됐다. 베이징현대차는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중국 진출을 위해 현지 베이징자동차와 세운 합작법인이다.
문 대통령이 충칭공장에 들어서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부회장과 쑤허이 베이징자동차 회장이 마중했다. 문 대통령은 정 부회장 등과 전동차를 타고 공장을 시찰했다. 문 대통령을 본 현지 직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환영했고, 문 대통령은 직원들과 악수를 하고 셀카를 찍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여러분은 대한민국과 한·중 경제협력을 대표합니다.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고 적으며 충칭공장의 의미를 되새겼다. 공장 시찰을 마치고 베이징현대차 관계자, 협력업체 대표들과 대화하며 현지 상황과 한·중 경제협력 이야기 등을 청취했다.
문 대통령은 충칭공장 방문을 끝으로 지난 13일부터 이어진 3박4일의 중국 국빈 방문 일정을 모두 마쳤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전용기편으로 귀국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충칭시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해 정의선 부회장과 생산시설 시찰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충칭=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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